-
인간은 갑작스럽게 삶에 내던져진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뜻하는 대로 흐르는 사람은 없다. 유복한 집, 온화한 부모, 단란한 가족에 대한 선택지는 운이 좋은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허상에 가까운 것이다. 적응의 동물이자 사회화에 최적화된 동물인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불완전한 환경에도 점차 익숙해진다. 어딘가 불편하고 부족하더라도 나름의 생활을 꾸려가며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안정을 찾게 되고, ‘평범함’의 범주에 속하기 위해 노력한다. 적당한 웃음과 눈물, 투정과 짜증 속에서 행복이라 인지하지 못했던 평범한 일상에, 마치 영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11.21 14:09
-
“남이야 어떻든 나만 좋으면 그만이지”하는 생각으로 살다보면, 그 어느 쪽이든 행복이나 성공에서 먼 거리에 놓이게 된다.세상은 남을 이기려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남을 높이고 남에게 져주는 것이 좋은 줄은 모두가 알지만, 그대로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대로 실천하려고 하면 자기 자신이 살아남을 수가 없다. 나를 살린다고 하는 일, 그 자체가 누군가를 누르는 짐이 될 수밖에 없다.그래서 ‘끊임없이 경쟁하는 번뇌의 현실 세계에 살되, 내심으로 그 경쟁에서 쉬면서 고요에 들어야 하고, 다시 그 고요에 있으면서도 경쟁 속에 사는 사람들을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11.08 14:35
-
거울은 흔들림 없이 맑은 상태를 보존해야 아름다움과 추함을 그대로 비춰낼 수 있으며, 저울은 흔들림 없어야 가벼움과 무거움을 잴 수 있다.자신의 참모습을 본 사람이 과연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아마도 아무도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물론 우리 주위에도 거울도 있고 카메라와 비디오도 있어서 겉모습을 비춰보거나 카메라와 비디오에 담아 두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그것이 자신의 참모습일까? 하고 의구심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거울이든 사진이나 비디오 영상이든 모두 남이 나를 보아준 것이지 내가 육안(肉眼)으로 나 자신을 본 것은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10.31 11:20
-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숱한 말을 입에 올리고 살아간다. 그 말은 발설 순간 사라지는 듯하지만 실상은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 한마디 말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말이 말을 낳고 말이 말을 부르는 세상, 말이 사람을 살리고, 말이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기능을 지니고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그래서 입은 행복을 부르는 문이 되기도 하고, 재앙을 부르는 문이 되기도 한다. 입으로 들어가지 않고 입에서 나오는 것, 즉, 말에 의해 인생이 좌우되고 운명이 좌우되기도 한다.그래서 수많은 경전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10.21 09:17
-
우리나라의 여름은 덥고 습하다. 초여름, 장마가 지나가면 강한 햇빛과 찌는듯한 더위가 지속된다. 그런데 날씨가 변했다. 요즘은 한여름에도 불구하고 하루걸러 비가 오고 선선한 날이 많아졌다. 그래서 문제가 생겼다. 봄에는 적당한 비가 와야 식물들이 움트고 여름에는 강한 볕이 있어야 과일과 곡식이 익는다. 이런 자연현상이 시기가 안 맞으면 문제가 생긴다. 언제나 타이밍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자연현상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러기에 비가 안 올때를 대비해 저수지를 만들고 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배수펌프를 설치한다. 추위는 비닐하우스로,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10.11 10:07
-
시간 앞에 인간은 유한한 삶을 안타까워한다. 세월은 그토록 수단과 방법으로도 멈추게 하거나 늦출 수 없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누구나 눈부신 젊음은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어느새 늙음과 죽음이 다가온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운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몸과 마음에서 영원한 자유를 얻기 위해 먼저 “참는 공부”부터 하자. 혼자만 똑똑하고 고고해서는 공동체생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지구촌 시대에는 팀워크.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협력하여 함께 공동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면서 “사실이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9.26 10:15
-
“식물은 늙어가면서 늠름하지만, 동물은 늙어가면서 추해진다. 추해지지 않으려면 묵은 틀에 얽매여 있으면 안 된다. 묵은 틀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흔히 현대사회는 ‘삶이 팍팍하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현대사회를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하면 회색빛의 하늘과 땅을 보고 걷는 사람들로 쉽게 표현할 수 있다. 또 하루의 언론만 보아도 자극적인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눈이 찌푸려지는 기사가 나온다.아무래도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고 있지만, 행복과 별개로 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직장에서 벗어나 취미를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9.07 10:13
-
만약 누군가 실패로 삶을 접는다면 영원히 실패한 사람이 되고야 만다. 과정을 포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실패해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실패의 굴레를 벗어날 수가 있다. 실패는 여전히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고, 여전히 열심히 생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계절은 다음에 오는 계절에게 때론 숙제를 남길 때가 있다. 봄은 ‘여름에게 성숙을’ ‘여름은 가을에게 결실을’ ‘가을은 겨울에게 침묵을’ 남기를 명령한다.서대문자치신문이 창간 31주년을 맞았다. “서대문자치신문은 특정 세력이나 특권층을 대변하는 신문이 아니라 오직 주민과 독자의 편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8.25 13:41
-
우리가 많이 들어본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비유는 맹인모상(盲人摸象)이라는 말로 ‘열반경’에 나오는 우화이다. 이 우화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알고 있는 만큼만 이해하고 고집하기에 진리를 알기 위해서는 바른 눈과 깊은 지혜가 필요함을 이야기한다.얼마 전 지인이 세상을 떠났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 어떤 사람은 떠난 사람에 대한 좋은 점과 아쉬움만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의 정서이지만,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으나 상식적이고 바르고 재미있는 분이었다. 이 세상 어느 누가 다른 사람이나 상황을 완벽하게 잘 알고 잘 이해할 수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8.01 15:41
-
혼자 사는 노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밥맛이 없어, 입안이 까끌 해서 밥을 먹기 싫어,” 그래도 살기 위해선 물에 말아서라도 억지로 먹어야 하고, 또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다가 자식들이 찾아와 삼겹살이나 생선을 구우면 사라진 입맛은 고스란히 살아난다. 손주들과 어울려 아이스크림이든 과자든 모든 군것질이 맛있고 재미있다. 혼자 먹는 밥은 쓸쓸하다. 밥맛이 없다.어찌 보면 밥맛은 살맛이다. 밥맛이 없다는 건 살맛이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거기에 몸이 아프거나 누구와 다툼이 생기거나 생활에 곤란이 생기면 죽을 맛이 된다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7.21 13:25
-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의 어떠한 모습은 남에게만 잘 보이려고 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돌아서면 뒷모습이 추악하고 좋지 않은 모습이 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앞모습도 훌륭했지만 뒷모습은 더 훌륭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도 더욱 암담함을 느낄 때도 있었다. 바로 우리들의 역사가 가르쳐준 교훈이다. 이는 뒷모습이 바로 아름답기 때문이다.사람들은 한결같이 나눔, 자비,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러면 나눔이란 무엇일까? 쉽게 ‘내 것 나의 소유인 무엇을 누군가에게 일부 나누어 주는 것’ 그러나 맞는 것 같긴 한데 왠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7.13 15:55
-
꽃이 만발했는가 했더니 찌는 더위가 찾아왔다. 분주한 일상에 밀려 무심히 지나치는 자연의 모습은 우리가 보든 안 보든 여여하게 흘러 그들만의 규칙에 따라 어김없이 사계절을 장엄하며 섭리에 순응한다. 나무는 그 자리에서 서서 평생을 산다. 간혹 수명이 오래된 나무는 봄이면 잎이 돋고 가을이면 잎이 지며 몇 세대의 사람들이 나고 죽는 삶을 지켜보며 묵묵히 살아간다.‘쉘 실버스타인’은 소년과 나무를 소재로 한 를 통해 우리네 삶을 노래했다. 나무는 소년에게 그네도 타게 해주고 나뭇잎을 주워 놀게도 하고 사과열매를 주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6.29 13:46
-
인간은 일하기 위해서 세상에 태어났다. 예수님은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라고 했고 부처님은 더욱 강도 높게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굶어라” 했다.이처럼 성현(聖賢)들은 일의 소중함을 인간에게 가르쳐주셨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은 일하기 싫어하고 소위 놀고먹는 사람들을 일컬어 ‘팔자 좋은 사람’이라고 불러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생각도 과거 이야기처럼 들린다. 대학을 졸업한 젊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동분서주하지만 쉽지 않고, 심지어 졸업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늘고 있다.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상당수 노인인력들이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6.21 12:15
-
열심히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사회에 살고 싶다는 우리들의 순수한 염원이 제대로 꽃 피기 위해서도 옥석은 가려져야 한다. 아름다운 날을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한번은 엄격한 자기수련을 가져야만 한다. 외부로 향한 시선을 모두 거두고 내면을 향한 철저한 응시의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그것은 욕망과 집착의 허망한 사슬을 끊고 모든 사물을 바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우리가 자유롭지 못한 것은 욕망과 집착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욕망에 의해 굴절된 세상의 모든 것들은 우리를 부자유스럽게 한다. 소유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5.31 09:21
-
영양공급 나눌 수 있는 후보로 선택10여일 남은 6·1지방선거에서 우리국민이 가장 원하는 지도자의 덕목으로 용기, 판단력, 책임감, 도덕성을 강조한다.불의에 굴하지 않는 용기, 민주주의의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하는 판단력,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는 책임감, 깨끗하고 청렴한 도덕성, 여기에다 소신감을 덧붙이면 금상첨화다.이는 혼탁한 정치세태 속에서도 우리국민이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다.선거철이 되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되고 보자는 식으로 중상모략과 권모술수를 자행하여 당선된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지만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5.20 09:45
-
6·1전국지방동시선거에 출마 예상자들의 이름이 화제의 주류를 이루는 등 무르익어가는 선거분위기를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는 가운데 서대문구에서 여·야의 기초단체장 후보는 물론 시·구의원 출마자가 경선 또는 심사에 의해 결정되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주민 스스로가 대표를 선출하여 우리 지역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6·1전국지방동시선거는 유권자들의 이해관계를 어느 후보가 가장 정직하게 대변해 줄 것인가를 가늠해 보는 선거이기 때문에 정작 유권자들의 선거 관심을 후보자들이 유발시켜야 할 것이다.각 후보들은 선거 쟁점(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5.12 09:29
-
민주당 지지자 중 상당수는 민주당 후보에게 애착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 상당수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후보에게 애착을 갖다 보면 국민의힘 후보가 더욱 미워지고, 국민의힘 후보에게 애착을 갖게 되면 민주당 후보가 더욱 미워진다. 선거가 끝나면 자기가 애착을 가진 후보가 낙선했을 경우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인간은 아주 작은 연결이나 관계를 통해 애착을 쌓는다. 우리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특정 정당,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 지지란 애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5.02 13:33
-
혼자 노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밥맛이 없어, 입맛이 까끌까끌해서 밥을 먹기 싫어,” 그래도 살기 위해선 물에 말아서라도 억지로 먹어야 하고, 또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그러다가 자식들이 찾아와 삼겹살이나 생선을 구우면 사라진 입맛은 고스란히 살아난다. 손주들과 어울려 아이스크림이든 과자든 모든 군것질이 맛있고 즐겁다. 혼자 먹는 밥은 쓸쓸하다. 밥맛이 없다.어찌 보면 밥맛은 살맛이다. 밥맛이 없다는 건 살맛이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거기에 몸이 아프거나 이웃들과 다툼이 생기거나 생활에 곤란이 생기면 죽을 맛이 된다.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4.20 11:08
-
‘우리가 남이가’ 이 말은 누군가에게는 좋게 들리고 누구에게는 듣기 싫은 말이 된다. 나에게 나와 남의 기준은 간결하다. 꼬집어 아프면 나이고 안 아프면 남이다. 아무리 자기 살이라도 감각이 없으면 남의 살 같다고 하지 않는가. 정겹고 따뜻할 수 있는 이 말이 안 좋은 이유는, 많은 경우 서운함을 말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할 때, 혹은 친절을 가정하여 다가갈 때 쓰기 때문이다.‘우리 남이 아닌데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 있나’ ‘우리가 남도 아닌데 이런 부탁도 못 들어주나’ ‘우리가 남도 아닌데 내 편을 들어줘야지’ 사람들은 자신의 필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4.08 09:58
-
어느 교수가 대학교 1학년 교양영어 수업에서 ‘만약에’라는 가정법 종속절을 가르친 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문장연습을 시키기 위해 “만약에 1000만원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중고차를 사겠어요.” “여름에 배낭여행으로 세계 일주를 하겠어요” “컴퓨터를 새로 사겠어요” 등등 다양한 대답을 했다. 그러더니 몇몇 학생이 “만약에 그렇게 하고도 돈이 남으면 가난한 사람에게 줄 거에요”라고 덧붙였다.‘그렇게 하고도 돈이 남으면?’ 교수는 그 말이 귀에 거슬렸다고 한다.그래서 학생들에게 길게 잔소리를 했
맷돌
서대문자치신문
2022.03.30 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