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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홀로 있기 힘든 듯가지 흔들고담 위에 뭇새마저 깃을 덜며갈 곳 잃어방안에 기계소리만천장을 헐고 있네 문혜관 시인1989년 사조문학 등단시집 「번뇌, 그리고 꽃」계간 불교문예 발행인불교문예출판부 대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7.1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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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체로 무슨 일이건 자신감보다 주저(躊躇)가 빨랐다. 가만 돌이켜보니 괜찮은 스펙을 쌓아놓고도 그것이 내게 상당한 무기라는 사실을 몰랐다.좋게 말하면 겸손이지만 실은 손에 든 떡이 제 것인 줄 몰랐다는 무지와 무감이었다. 기적이라는 일이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잽싸게 자세를 바꿔 자신 있게 살 수 있을까.“그 여학생”이라는 시를 쓴 때, 아픈 이를 참다 찾아간 치과에서 나는 똑같은 생각을 했다. 나의이는 수명을 다해가고, 남은 것은 통증밖에 없는데 가까운 동네에 개업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으나, “정말 썩은 이만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7.1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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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령 성춘향이두 손 잡고 연애하던월매집 뒷산에는봄뻐꾸기 욺어 대도호올로 걷는 나그네봄볕에 눈물 나네문혜관 시인1989년 사조문학 등단시집 「번뇌, 그리고 꽃」계간 불교문예 발행인불교문예출판부 대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6.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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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에 따라 초승달, 반달, 보름달, 그믐달 등으로 부르고 있지만, 사실 달은 항상 보름달인 것이다.우리의 눈에 이지러지거나 반쪽짜리로 보인다하더라도 달 자체가 이지러지거나 반쪽 난 것은 아니다. 그림자가 가려서 그렇게 보일 뿐이다.달은 항상 크고 밝고 둥글다. 행복은 달의 본모습처럼 이미 매일 와 있는 것이 아닐까?매일 매일을 크고, 밝고, 둥글게 살아갈 수 있건만 언젠가 크고, 밝고 둥글게 살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그래서 바로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과 웃음을 유보하고 좀 더 풍족한 생활과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6.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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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린내 물씬 풍긴진주 못된 조개껍질뱃고동 그 애절한 소리섬처녀 가슴 흩는다세월이 아픈 흔적여기저기 찍어내고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6.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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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동안 아이는 틈만 나면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몇 반이 됐는지 물어봤다.단 한 명의 친구라도 자기와 같은 반이 됐다는 말에 들 떠 있었다.아이는 세상에 혼자 남은 사람처럼 마냥 좋은 것인줄 알고.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말이지, 그래 그런데 뜬금없이 그 말은 왜 하는데?그렇게 그저 그 말을 하고 싶네. 참 싱거운 사람 아니야. 싱거운 소리가 아니야, 부귀영화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그런대도 불쑥 그 소리를 하니까 말이야. 다 나이 탓인가 봐,왜 그런 말 있잖아 세월이 가는게 10대에 있어서는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6.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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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접어 엎드리고향불을 사루어서임에게 향한 마음삼천대천 뛰어넘으니번뇌일랑 설탕물 녹듯억겁번뇌 사루소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6.1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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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돌이켜보니 괜찮은 스펙을 쌓아놓고도 그것이 내게 상당한 무기라는 사실을 몰랐다. 좋게 말하면 겸손이지만 실은 손에 든 떡이 제 것인 몰랐다는 무지와 무감이었다.기적이라도 일어나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잽싸게 자세를 바꿔 자신있게 살 수 있을까. 나의 수명은 다해가고 남은 것은 통증밖에 없는데 말이다.병원을 나선 길거리에 빗줄기가 많이 내린다.“그는 위선과 허풍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링컨이 대통령 취임식 때 인용한 성경구절이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면 비판하지 말라”고 했다. 영국 첫 여성 의원인 에스더가 처어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6.1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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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가 더 오다가더 이상 올 수 없어푸른 들 푸른 두메실 같은 정을 풀어지쳐온 나그네 설음정한수에 목축인다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5.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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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우리는 언제든지 얼마든지 통하고 있다는 연대감이 확인이다.며칠 전 안정을 면밀히 보려는 듯, 동그란 듯한 다소 꼬장꼬장한 느낌을 주는 걷보기에 아무리 안정되고 단단하고 변하지 않을 같아도 세상은 끊임없이 어디론가 별이 흐른다.존재하는 모든 것이 변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위로 아무리 질서 없이 변하는 것이 아니다.아무리 질서 없이 전하는 것이 아니다.원인 없는 변화는 없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 현실의 본성이다.삶은 비참함이나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 괴로움 그 중간이 섞여있는 것이다 할 것이다.이렇게 머무는 바 없음을 연습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5.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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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산다는 것도 저 나뭇잎과 같지 않은가. 태어날 때는 싱그렵게 향기롭다가도 고난의 먼 길을 발등이 퉁퉁 부어오르고 발바닥이 부르트게 걷고 나면 맑았던 마음에 지은 업이 지워지지 않는 인생의 빛깔로 드러난다. 먼눈을 부릅뜨고 숨이 턱에 달도록 쫓고 쫓아 온 것이 무엇이었던가?뒤돌아보면 남들이 귀하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귀한 것이 아닌데도 남들이 귀하다고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을 했던가.이제야 살아온 남음에 남겨진 부끄럽고 후회스런 얼룩들이 보인다. 얼마있지 않으면 숨길 것이 없으니 가릴 곳도 없어 옷을 훌훌 다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5.2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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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 스님)푸른 산 빛 휘돌아맑은 냇물 졸졸 따라회색 걸망 걸쳐 매고이산 저산 흰 깃 젖어인생사 능히 달관해발 딪는 곳 정등이리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5.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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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오복을 모두 갖춰 태어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특별한 재운(財運)을 갖고 태어나 갑부가 되고 어떤 이는 빼어난 학운(學運)을 받고 태어나 건출한 학자가 되고, 또 어떤 이는 수명 장수할 목을 지니고 태어나 오래오래 살았다고 일컬어지기도 한다.이것은 어디까지나 속된 중생심으로 혜탕해서 하는 말이지만 불상(佛像)의 조연, 인연도 가끔 인간사의 범례에 들어 맞는 것 같기도 하다.이어서 그 마음을 내라는 것은 어떠한 마음을 내라는 것일까? 머무르지 않고 베푸는 마음을 내라는 것이다. 그런데 온 일곱가지 보배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5.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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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소리 불어오니아스란 별빛들이어둠을 밝혀들고다시타서 솟는 하늘억새풀휘어진 가지반딧불이 모여들어내사 여기 춤을 추고뜰 앞의 긴 나루에우리 모두 별이 될 때한 사위억새풀 안고등대되어 지난다문혜관 시인1989년 사조문학 등단시집 「번뇌, 그리고 꽃」계간 불교문예 발행인불교문예출판부 대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5.0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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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과 즐거움을 얻기 위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대상이나 조건을 구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재물, 명예, 권력을 구하고 또 재물과 권력, 명예를 얻기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일한다. 이것이 욕망과 집착이다. 욕망과 집착을 통해서 편리함과 즐거움을 구하는 삶의 방식이 세간의 삶이다. 이에 반해 욕망과 집착을 버리는 방법을 통해 즐거움과 편안함을 얻는 삶이 출세간의 삶이다. 즉 욕망과 집착을 구하는 삶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모두 얻고 싶은 것이 부귀영화이다. 그러면 왜 세상사람 모두가 사는 방식인 욕망과 집착의 삶,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5.0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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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모래 빛에지리산 한줌 곱고전라도 경상도가갈리는 이정표길화개골 십리 벚꽃이뜨거운 정 품어낸다.쌍계사 범종소리석양하늘 울려쌌고늦게사 어둠진채하산하는 등산객들잠들 줄 모르는 십리 벚꽃어둠마저 향기롭다.문혜관 시인1989년 사조문학 등단시집 「번뇌, 그리고 꽃」계간 불교문예 발행인불교문예출판부 대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4.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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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단체는 물론이고 나라를 경영하는 일에도 적용된다. 세상의 모든 시비는 자기중심의 이유를 들어 고집과 심통을 부리는 사람들 때문에 생긴다.그들은 모든 문제를 자기 이익에 따라 해석한다.옛날에 되던 일도 지금은 안 되고, 나는 되지만 너는 안 된다고 한다. 그런 고집과 심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고집과 심통으로 될 일이 있고, 안 될 일이 있다.머리가 됐든 꼬리가 됐던 어떤 것이 함께 사는 길이고 어떤 것이 함께 죽는 일인지 깊이 따져서 행동할 일이다.그렇다면 너희들 마음대로 해보자고 물러선다. 결과는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4.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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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개비 꽂아 논듯산산 곳곳 쭉쭉 선 솔부딪치면 온 산천 벌겋게탈 것 같아천년 학 조심스레이가야산 둘러 앉다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4.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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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본다. 한 때는 이런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갔었다. 허나 이제는 창밖으로 눈을 돌려 비를 맞이 한다. 현관을 나서서 집 뒤로 돌아 길만 건너면 산자락이다. 주워들은 이야기를 들춰내 본다.맨날 외상술만 먹는 헐렁이 아재가 오늘도 주막에 들렀다. 봄비 오는 날에는 동동주에 빈대떡이 제격이라며 술한병 받아들고 터억 버티고 앉았다.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외상쟁이 술꾼에게 주모의 눈길이 고울리 없다.한참 있다 주모가 한마디 했다. “아재 길 가시기 좋으라고 가랑비가 오네요.”장소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4.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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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푸른 줄기 탄금대 씻기울 때신라 땅 우륵선생 거문고 노랫가락돋는 뜻 살아 울리는푸른 철새 노랫소리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03.29 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