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요지경 속’ ‘웃기고 있네. 너희나 잘 해’

황 일 용 발행인

소명의식을
가지고 출마한
대부분 후보지만

웬! 애향심이
그리 대단한지
메뚜기도 뛰니
꼴뚜기도 뛰네

19대 국회의원들은 하나같이 국민의 머슴이 아니라 국민의 지도자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머슴이 주인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맘대로 하는 경우들을 국민들은 19대에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권력은 술처럼 냄새만으로도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그들의 권력을 또 잡으려고 욕심 때문에 20대 총선 후보 등록 전까지 결정내지 못하고 있다. 이 모두가 계파싸움 때문에 아니겠는가.
새누리당은 공천 때문에 등록 막판까지 몰리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순번 때문에 막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죽했으면 더불어민주당의 얼굴인 2번 비례대표에 김종인 대표를 넣어 파장이 일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대부분 ‘초심’을 잃지 말아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당권을 장악한 김종인 대표는 어깃잠을 부리는게 아니라 당권을 거머쥔 노객으로 비례대표 2번이 ‘어때서’하며 말하고 있는가운데 당무 거부하더니 다시 복귀하여 들어가 더불어민주당이 이제까지 벌어 놓은 점수를 까먹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선거일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바쁜 후보들을 불러 어느 후보가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 줄 건가 요구하고 있다. 보통 때 이들이 부르면 절대로 안 올 후보들이 오는걸 보면 공천이 무섭다는 것을 알만하다. 또한 이들 후보들은 대로변에서 연신 허리를 굽신 대며 공손한 절을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악수를 강요하며 친절공세에 어색해 하지도 않았을 것을, 역시 선거가 임박해서야 유권자들이 사람대접을 받는가 보다.
권력욕, 명예욕, 선거병이 아닌 소명의식을 갖고 출마한 후보들이 대부분이라 믿고 싶지만 메뚜기도 한 철인것처럼 선거가 지나고 다음날 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표현하며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까맣게 잊지나 않을지 염려되기도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웬 애향심이 그리도 철철 넘치고 지역발전의 청사진과 공약을 왜그리 거창한지 식상 하다 못해 실소를 금치 못한다.
내놓은 약속과 공약은 하나같이 빛좋은 개살구에 실현 불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중 가능한 공약도 들어있지만 대부분 실현 불가능한 공약까지 있으니 공약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이번 20대 총선은 정치권은 부산해졌지만 그저 자기들끼리만 분주한 것 같다. 선거를 앞둔 각종 행사에 유권자들은 끼어들 틈을 찾을 수 없고, 그저 연극 무대 위 연기자들의 공연을 지켜보고 있는 관객 같다. 우리나라 선거에서 유권자는 이처럼 구경꾼이었고 선택을 강요받는 수동적 존재였다.
또 서대문(을) 지역은 이번 20대 총선과 함께 치러질 기초의원 보궐선거는 남·북가좌1·2동 마선거구인 A구의원이 가재울 3구역 조합과 관련해 뇌물을 공동 수수한 혐의(특정가중처벌법)로 구속, 지난 10일 대법원 판결에서 징역 5년, 추징금 3,000만원을 확정받음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해 보궐선거를 이번 총선과 함께 치르게 됐다.
이같이 중앙정치권의 개정선거법에 따른 연1회 재보궐선거 방침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각은 냉소적이다. 다만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좋게만 느껴지겠지만 6대에도 남·북가좌1·2동에서 B의원의 뇌물혐의로 보궐선거 치른적이 있다. 6·7대에 걸쳐 계속적으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되는 남·북가좌 주민들은 그야말로 ‘세상 아니 정치권이 요지경 속’인가 보다. 그러니 대부분 주민들은 선거에 아주 익숙해 져 선거를 ‘웃기고 있네’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이번 20대 총선과 기초의원 선거 투표율이 낮아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와 서대문을 마지역구 기초의원 선거는 지역주민들의 뜻과 여망이 제대로 반영된 후보가 당선되고 정파적 이익과 정략적 판단을 배제한 선거혁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후보들만 한 철이 아니라 유권자들도 제 철 만나 주인행세, 권리행사를 제대로 한 번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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