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다양성 보호와 증진 관한 조례 발의 철회

 

안녕하세요, 구의원 양리리입니다.
지난 3년 참 지역에서 열심히 나름 활동했습니다. 그런 것을 다 담아보고자 제가 최근 서대문구 문화 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조례를 발의하였습니다. 아까 설명 들으신 대로 제가 이 조례를 철회했습니다. 왜 철회하게 되었는지. 오늘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서대문구 문화 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조례인은 연령, 학력, 출신지, 세대, 신체적 능력, 성, 종교, 언어, 지역, 국적, 민족, 인종 차별 없이 너와 나의 다름을 존중하고 서로 평화롭게 살자 행복하게 살자 라는 약간의 선언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조례입니다.
저는 이 조례를 발의할 때 오히려 왜 이렇게 선언적인 조례를 발의하느냐라고 비난받거나 비평받을까봐 걱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너무나 이례적으로 이 조례가 입법 예고되자마자 엄청난 양의 문자 폭탄과 함께 폭언 전화를 받았습니다.
‘왜 해외 사람을 더 두둔하냐 왜 자국인을 보호하지 않느냐. ’‘ 하나님의 나라를 니가 망치려고 하고 있다. ’ ‘천벌을 받을 것이다.’ ‘너는 왜 LGBT를 옹호하느냐’‘너는 왜 탈레반을 옹호하느냐’
저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다시 보시면 제가 생각하는 성은 사실 저는 남성, 여성입니다. 아직까지 제가 다양한 성을 생각하고 배려할 정도로 그릇이 크지 못합니다. 종교? 저 이슬람 성지순례 다녀왔고 세례까지 받았던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제 머릿속의 종교란 기독교, 불교 정도였습니다.
제가 이슬람교까지 옹호할 정도의 생각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폭언 전화와 공천을 거론하는 문자까지 받으면서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원래 LGBT나 이슬람교도까지 포용하고 수용하고 그들을 대변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넓게 생각해 보니 그들도 소수자고 약자이지 않을까 그러니 나라도 이 사람들을 대변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억울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이렇게 무식한 사람들을 봤나. 어떻게 이렇게 좋은 조례를 갖고 이렇게 나한테 할 수 있지? 하는 마음이 들어 끝까지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차분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이 사람들이 이런 문자를 보낼까? 사실 전화를 받는데 제 이름도 모르고 조례도 모르고 조례의 내용도 모르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분들은 그냥 어디 카페에 올라온 아, 이런 조례가 서대문에서 생기는데 이슬람교와 LGBT를 옹호한다더라 그런 거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밑에 보시는 것처럼 간담회를 급히 잡았습니다. 수요일에 문자가 왔는데 금요일에 간담회를 잡았습니다, 이분들과. 그래서 이 조례에 관련돼서 긴급 간담회를 했고 6명이 참석을 하셨습니다. 그중에는 수원에 사시는 작가분, 양천구의 목사님, 서대문구의 목사님 두 분, 서대문 주민 한 분, 도봉구 학부모 단체 대표였습니다.
저는 제가 서울시 의원인지 착각할 뻔했습니다. 왜 서대문구 조례를 하는데 먼 곳에서까지 이분들이 와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말씀을 하실까 곰곰이 생각해 보고 들어봤습니다. 제가 이분들을 만나기 전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그분들의 종교적 배경이라든가 사회적 관습 여러 가지 환경에 따라서 그분들이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0% 동의할 수는 없지만 한 90%는 그분들의 말씀이 이해가 됐습니다.
제가 아까 처음 말씀드렸죠. 제가 이 조례를 발의하게 된 이유가 있었다고. 사실 철회를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냥 철회를 하기엔 사실 너무나 아깝고 너무나 속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왜 이 조례를 철회할 수밖에 없는지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거는 제가 의원이 돼서 실태 조사했던 다문화 실태조사 연구 용역입니다. 저 정말 이거 열심히 봐서 이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인권보장 증진 및 계획도 열심히 봤습니다. 이것을 통해서 여러분한테 저의 조례의 타당성을 설명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진정성을 말씀드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드리기 위해서는 저라는 사람을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저의 활동을 보여드리는 것만큼 이해를 돕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의원이 되고 서대문 자활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노동력을 상실해서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의 장소입니다. 문화 다양성에 우리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경제적 차별 많이 존재합니다.
 이것은 제가 보건복지부와 1년이 걸려서 만든 여성장애인 양육지원금 지원조례입니다. 그때도 저는 여성장애인을 위한 조례를 개정하면서 시각·청각·지체장애 여성인들 각자를 모셔서 그분들의 어려움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제가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조례를 반대에 부딪쳤을 때 저는 반대하시는 분들의 말씀을 들을 기회는 마련했지만 이 조례를 찬성하실 분들과 같이 만나서 공론을 하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 조례가 그냥 선언적이고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토론회라든가 간담회가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제가 보니 아무리 좋은 정책이고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사회 구성원이 동의하지 못 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문화 다양성 조례는 특정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라며. 마지막으로 매년 신문사라든가 지역 언론에서 올해의 계획에 대해서 묻습니다.
 저는 매년 이 글을 보내고 있는데요,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겠습니다. 저와 생각이 다른 작은 목소리, 큰 목소리도 잘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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