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사람들

절구통
발행인 황일용

서대문구청 A과장은 요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11월 하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올해 행정사무감사와 예산결산과 함께 내년도 신년 계획 로드맴을 짜느라 분주한 시기지만 멍하니 창문 밖만 처다 보는 일이 많아졌다.
A과장은 “내년 예산안과 행정사무감사, 구청장이 제출한 조례안 심사” 등 공식적인 일정은 짜여진 대로 진행되지만 원래 변수가 많은 의회 때문에 이번 회기에 제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행정사무감사로 인해 공무원들이 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는 A과장 이 창문만 바라보는 까닭은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서 공무원들 사이에선 무력감이 팽배한데다 향후 의원들 계획이 어떻게 돌아갈지 몰라 대다수 공무원들이 수수방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이는 박상홍, 장숙이 의원 간 공개사과와 고소·고발 사건으로 인한 결과가 어떻게 결론날지 몰라)
이들 고소·고발사건이 장기화하면서 분노와 허탈감도 크겠지만 두 분의 고소·고발사건이 공무원들에게 미치는 방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은 소신대로 일하다 보면 어느 편도 아닌 중립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원만히 해결되기만을 기다릴 뿐,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 싸움으로 인해 궁극적으로 공무원들에게 불똥이 튀어 감사받는 공무원만 애굿은 원망을 듣지 않을까 염려스러워 창문만을 바라보면서 긴 한숨만 쉬기도 했다.
공무원 개개인마다 정책 자율성을 높이고 의원이나 국장, 부구청장, 청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그저 원칙을 지키면서 자신이 맡은 일을 충실히 수행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꼬집는 공무원이 대다수이다.
대다수 공무원들은 치열한 토론을 통해 보다 좋은 정책을 내어 놓을 수 있는 “과” 분위기를 만들때 좋은 직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이구동성인데 누가 공무원이 좋은 직장이라고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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