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 벽산아파트 경비원 문제 해결은?

서호성의원 신상발언

선배 의원님들과 동료 의원님들이 요 며칠 제게 “왜 이렇게 기운이 없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지난 토요일 한 행사장에서 문석진 구청장에게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는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느라 그랬습니다.
지난16일 문석진 구청장은 한 행사장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서있는 제게 다가와 “경비원들 때문에 큰 것을 잃지 말라” “나를 비판하고 다니는 것 나한테 다 들어온다” “내년 선거를 생각하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기분이 나빠 “지금 겁주는 거냐?” “이게 선거와 무슨 상관이냐?” “차 한 잔 마시며 조용히 따로 말하는 것도 아니고 나한테 이런 자리에서 뭐하는 거냐?”고 따졌습니다.
그때 이후로 기분이 나빠져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곤 합니다. 아니 어떻게 그런 협박을, 그렇게 대놓고 할 수 있을까?
제가 특히 싫어하는 행동이 두 개 있는데, 자기 이익을 위해 알면서 다른 사람 희생시키는 것과, 또 한 가지는 자기 힘이 조금 있다고 타인에게 겁을 주거나 무시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이 두 가지를 모두 경험했습니다.
지난번 구정질문 때는 밝히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홍은벽산아파트 경비원 문제 해결을 위해 구청장실을 처음으로 찾아갔습니다. 문구청장과 처음으로 단 둘이 만나는 자리에서 투표 과정에 이런저런 잘못이 있으니 법상 감독 권한을 행사해 바로잡아달라고 논리적으로 호소하기도 했고, 감성적으로 사정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더 화가 나는데, 눈물도 글썽글썽 했습니다.
그 때에도 문석진 구청장이 제게 주로 한 말은 “주민 대다수가 경비원 감원을 요구하고 있다”였습니다. 이 말은 실제 지난 구정질문 때 문 구청장이 한 답변의 주요 요지이기도 합니다. 아니, 공동주택관리법상 지방정부의 감독권한 법조항을 얘기하는 데 주민 대다수의 의견이 무엇인가를 왜 절대적인 것처럼 얘기합니까?
문 구청장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동대표들의 말을 그대로 믿고 홍은벽산아파트 주민 대다수가 경비원 감원을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설사 대다수 주민 의견이 그렇다 해도, 민주당 구청장이라면 잘못된 절차에 의해 상대적 약자인 경비원들이 찍소리 못하고 쫓겨나는 일을 그대로 묵과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 문구청장은 그 ‘대다수’라고 생각하는 홍은벽산아파트 주민들의 마음을 잃을까 두려워 사회적 약자인 경비원들의 감원을 눈감은 것입니다.
게다가 서대문구청은 저를 철저하게 기만하였습니다. 제가 불공정한 투표문제를 구청에 제기한 게 10월12일이었고, 15일부터 한 달 보름간 그 힘든 1인시위를 했는데, 서대문구청은 제 앞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아파트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뒤로는 아파트의 경비원 감원계획의 절차적 하자까지 해소해 주었습니다.
5천만 원 이상의 용역은 서울시 표준관리규약 및 홍은벽산아파트 규약에 따라 의무적인 구청 자문대상이고, 따라서 이런 경비원 용역 계획은 주민들 의견을 듣는 절차 이전에 구 자문을 받았어야 정상적인 절차입니다. 하지만 홍은벽산아파트는 투표를 끝내고 그들이 경비원 감원을 확정한 이후 10월20일에야 경비원 감원 계획을 구에 자문했고, 구청은 보통 한 달 걸리는 자문을 일주일 만인 27일 회신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내게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힘 드시겠다”고 한 것입니다.
다음은 지난 토요일 문구청장이 제게 한 발언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경비원들 때문에 큰 것을 잃지 말라” “나를 비판하고 다니는 것 나한테 다 들어온다” “내년 선거를 생각하라” 전 이 말이 협박처럼 들려서 듣는 순간 아주 기분이 나빴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오히려 주위 신경 쓰느라 제대로 화를 내지 못한 게 더욱 화가 납니다.
문구청장의 말은 물론 말 자체가 안 되는 것이지요. 내년 지방선거에서 저의 공천권과 당선유무 결정권는 민주당원과 유권자들에게 있지 문구청장에게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말을 현직 구의원에게 어떻게 대놓고 할 수 있는지, 내 선거에 대해 문구청장이 무슨 생각을 왜, 어떻게 하라고 걱정하는 것인지,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갑니다.
저는 이번 아파트 경비원 일에 대해 문구청장을 뒤에서 험담하지 않았습니다. 공식 행사장에서 마이크에 대고 얘기했습니다. 또 굳이 먼저 꺼내지 않지만, 아파트문제 어찌 됐냐고 누가 질문하면, 그 경과와 결과를 제가 생각하는 대로 얘기해 주었을 뿐입니다.
지금까지 3년 반 동안 문구청장에 대해서 때론 같은 민주당원으로서, 때론 복지정책의 확대를 위해 무수히 많은 칭찬과 지지의 말을 수없이 하고 다녔건만, 이제와 그런 말을 들으니 참으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지난번 구청장실을 찾아가 사정을 했지만 그 후 아무런 연락이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토요일 내게 그런 결례를 하고 제가 항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구청장은 여태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이것은 저 서호성에 대한 철저한 무시이며, 제가 단순히 개인이 아니라 구의원인 이상 구의회에 대한 무시이기도 합니다. 이런 지경에서 어떻게 구청과 구의회가 두 바퀴 수레가 될 수 있는지, 게다가 앞으로 지방분권이 강화되면, 특히 행정부의 권한이 우선적으로 강화 될 텐데, 문구청장이 과연 구의회를 지방분권의 파트너로 제대로 생각이나 하려는지 심히 걱정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오늘 발언을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이 자리에 서기로 한 이유는 저 자신을 중심으로 놓고 보면 단순합니다. 제가 그 날 문구청장 발언과 태도에 기분이 몹시 나빴다는 것을, 문구청장이 겁을 주었지만, 난 문구청장에게 겁먹지 않았다는 것을 문구청장에게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런 제가 문구청장이 말 한대로 순진하긴 하네요. 그것도 지나치게. 문구청장이 어떤 의미로 제게 순진하다고 했는지 모르지만.
하지만 전 앞으로도 비록 실수는 할지언정, 의도적으로 내 이익을 위해 남의 희생, 특히 약자의 희생에 눈감지 않을 것입니다. 또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겁을 주는 방식으로 누르기 보다는 소통과 협력의 방법으로 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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