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완화 급물살(인터넷은행과 산업자본 결합?)

윤 희 식

쪾국회입법정책연구회 수석연구위원

2017년 4월 최초의 인터넷은행 K뱅크가 오픈했고 그해 7월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인터넷은행 시대가 열렸다. 인터넷은행은 모바일과 인터넷으로만 영업을 하는 은행으로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되며 기존 은행과 달리 영업점이나 통장 없이도 고객과 예금대출 거래가 가능합니다.
인터넷은행들은 오프라인 지점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에 대출이자는 낮추고 예금이자는 높이는 파격적인 정책으로 화제가 되었고, 이런 마케팅을 바탕으로 지난달 기준으로 카카오뱅크는 약 600만 명의 가입자를, 먼저 출범한 K뱅크는 약 7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황이다.
특히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계좌개설 면에서 시중은행의 1년 실적을 단 하루 만에 갈아치우면서 무섭게 성장했다.
또한 연초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던 상황에서도 인터넷은행 덕분에 은행권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급격히 성장한 인터넷은행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다양한 문제 중에서도 해결이 시급한 문제점은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고객 대응 - 인터넷은행들은 실존하는 지점이 없기 때문에 이용 중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상담원에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고, 폭주하는 문의 처리 시스템이 미비해 발생하는 부실 대응에 대한 이용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현재 인터넷은행이 기반을 다져야 하는 초반에 많은 재원을 투입하여 적극적으로 소비자 응대를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투자는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둘째, 적자 해소 - 인터넷은행의 두 번째 숙제는 출범 첫 해에 만든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K뱅크는 838억 원, 카카오뱅크는 1,04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더욱 간편한 앱/온라인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인터넷은행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초기에 낮게 설정한 대출이자를 올리거나 예금이자를 낮춰야 하는데, 이렇게 되었을 경우 소비자들이 인터넷은행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큰 숙제 중 하나입니다.
셋째, 자본금 확보 - 인터넷은행의 마지막 숙제는 자본금 확보에 대한 것입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려면 늘어난 대출 규모만큼 자본도 확충해야 한다.
은행이 국제금융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영업하려면 최소한 8%의 자기자본비율을 지켜야 한다.
현행 은행법에서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4%로 제한한다. 그러나 정부는 인터넷은행을 허가할 당시 금융업의 발전을 위해 IT기업에 한해 지분투자 규정을 완화할 것을 전제했고, 그 결과 IT기업인 KT와 카카오가 각각 K뱅크와 카카오뱅크에 대주주로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약속과 달리 은산분리 완화 법안은 2년 가까이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카카오와 케이뱅크의 대주주인 KT는 모두 지분율 한도 10%를 채운 상황이다. 다른 주주들의 동의와 협조가 없으면 추가로 자본을 투자하기가 어려운 실정으로 정부 규제가 인터넷은행의 규모를 키우는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인터넷은행은 사실 글로벌 시장에서 꼴찌로 출범했습니다. 미국·일본과 비교하면 10년 정도 늦었고 중국에도 2년이나 뒤졌습니다. 인터넷 강국의 타이틀이 무색한 현실이죠. 4차 산업 시대에 금융(Finance)과 IT 기술(technique)이 결합한 핀테크(Fintech)는 중요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의 정착은 비단 일부 대기업의 이슈가 아닌 미래 국가 경쟁력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처럼 정부의 해결이 필요한 문제는 빠른 조치가 취해지도록 하고, 각 인터넷은행들도 문제가 되는 서비스를 빠르게 개선해서 4차 산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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