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속에 감춰진 ‘비수’처럼

말이란 마음이 밖으로 표출된 것이다.
그래서 말을 통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말하는 태도나 버릇을 “말씨”라고 하며, 이 말씨가 불러온 행동이 성공과 실패를 가름한다. 즉 말에 배려심이 녹아 있으면 존경을 받게 되고, 말이 부드럽고 따뜻하면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켜 인간관계가 좋아지고 그러면 하는 일이 모두 잘 풀리게 된다.
그래서 공자는 “군자가 집안에 있으면서도 하는 말이 선하면 천리 밖에서까지 호응하는데 하물며 가까운 곳에서야 말해 무어엇했는가?”라고 했고, 옛 우리 속담에서도 “한마디 말로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반면에 말에 진정성이 없으며 불신을 받게 되고, 말에 배려심이 없으면 서운함을 불러일으키고, 말이 거칠고 매정하면 반감을 사게 돼 인간관계를 틀어지게 함으로서 하는 일이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남을 해치는 말은 자신의 몸을 다치게 하는 도끼이고, 제 혀를 배이는 칼이라고 했다.
나쁜 말을 구업(口業), 즉, 입으로 짓는 죄라고 한다. 구업의 과보는 무섭다.
내가 남을 해치는 말을 하면 그 말은 자신을 배는 시퍼런 칼날이 돼 돌아오게 된다.
그러므로 말을 할 때는 상대방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신중히 해야 한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가까운 사람에게는 더욱 말을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가까운 사람일수록 말 때문에 마음을 상하기 쉽기 때문이다.
말을 가장 조심해서 해야 할 사람은 정치인이다. 정치인의 말은 진정성과 품격이 없으면 국민들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하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그들 중에는 국민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 막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현명한 국민들은 혐오감과 거부감을 주는 막말을 듣고 그 정치인를 꿰뚫어 보게 된다. 막말을 마구 쏟아내는 정치인! 그는 그가 쏟아낸 막말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해 정치생명이 끝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부드러운 말 한 마디, 미묘한 향기로 된다.”라는 말처럼 부드럽고 향기로운 말을 하는 사람은 그 행동 또한 맑고 향기로우며, 그래서 그의 삶이 참으로 행복해질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숱한 말을 입에 올리고 살아간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단지 비유나 상징이 아니다.
좋은 말에는 깊은 감화력이 있어 상대방의 신신에 직접적인 음악처럼 생기가 넘치며, 또한 멀리 퍼져나가 오래 지속된다.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은 인생의 씨앗이 되기 때문에 말이 씨가 되어 좋은 결실을 보기도 하고, 나쁜 결실을 보기도 한다.
그래서 “입은 행복을 부르는 문”이 되기도 하고 “재앙을 부르는 문”이 되기도 한다.
입으로 들어가지 않고, 입에서 나오는 것에 의해 인생이 좌우되고 운명이 좌우되기도 한다.
혼자 살면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것들을 공동체가 제공해 주기 때문에 우리는 공동체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공동체 안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웃기고 있네” “너나 잘해”란 말을 듣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보면 우리는 그 사람의 생각을 대충 알 수 있다. 언어는 그 발언주체를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가벼운 말은 그 생각이 절박함을 조심스러운 말은 그 생각이 진지함을 교묘하게 꾸민 말은 그 생각이 잔꾀로 얽혀 있음을 감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의 바르고 부드러운 비판, 은유(隱喩)속에 비수(匕首)가 감춰진 故 노희찬의원 정의당 말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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