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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김치에 대한 단상수혜자와 자원봉사자의 입장 차이
황일용 발행인 | 승인 2018.11.29 16:52

한 상 림 칼럼 36

한 상 림 작가
한국예총 예술시대작가회장 역임.
예술세계 편집위원

해마다 11월이 되면 각종 관공서와 단체마다 김장김치 행사를 하느라고 분주하다. 필자 역시 이십여 년 동안 소속해 온 봉사 단체에서 11월 내내 4-5차례 김장행사에 참여하였다. 크게는 서울시청에서 주관하는 김장행사에 약 1천여 회원들이 참여하였고, 구 김장, 동 김장과 복지관 김장 등 끊임없이 연달아오는 김장 행사에 직접 참여하면서 힘들고 바쁜 시간들이었다.
올 여름 폭염으로 배추와 고춧가루 값이 많이 올라서 해마다 지원 받는 예산으로 계획을 세우는 일이 벅찼다. 후원업체들을 찾아가서 부탁을 하여 조금씩 모은 후원금으로 간신히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봉사자들을 모으고 직접 김치를 담가서 배부해 드리기까지 참으로 힘들었다. 왜 이렇게 모두들 연말에만 김장김치를 담는다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인지 모르겠다. 1년 중 아무 때나 김치를 담가서 골고루 배부해 주는 것도 한 번쯤은 고려해 볼 문제이다. 날씨가 추워지기 때문에 겨우내 저장해 두고 먹기 위해 담그는 김장이 지금은 큰 의미가 없다. 냉장보관을 할 수 있는 김치냉장고가 있어서 아무 때나 김치를 담가서 1년 내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굳이 연말에 여기저기서 김장하는 모습은 훈훈한 정을 나눌 수 있어 좋지만, 후원 업체나 후원을 받아 김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모두 겹겹으로 바쁘고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복지 정책이 요즘 많이 좋아지고 있다. 반면에 좋아질수록 수요의 증가 또한 계속 늘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를 들면 새마을부녀회, 적십자, 종교시설, 복지관 혹은 모 대기업에서 직접 직원들이 김치를 담가서 각 동 주민센터로 보내 어려운 분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얼마 전에는 주위 사람의 요청을 받아서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을 찾게 되어 김장 김치를 직접 전달해 주었다. 그 젊은 부부는 이미 2년 전에 지인으로부터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다. 당시 5살 아이가 지하방에 혼자 울고 있다는 제보가 왔다. 아이 엄마가 갑자기 집을 나가서 아이 혼자 돌아다닐까봐 문을 잠가두고 아이 아빠가 돈 벌러 나갔던 것이다. 김치 두 박스를 현관 문 앞에 놔두고 마트를 가보니 아빠는 8시가 돼야 집으로 간다는 것이었다. 다음 날 구청 복지 담당자에게 사실을 전달하여 아이는 바로 어린이집에 다닐 수가 있었고, 그 이후 2년 만에 다시 연락을 해보니 아이 엄마랑 함께 고시원에서 살고 있었다. 이제 7살이 된 아이와 그 좁은 고시원에서 세 식구가 산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다. 들고 간 김치를 전해주며 아이 엄마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참 잘했다고, 아이 잘 돌보면서 함께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서 고맙다고 하였다. 김치를 더 주고 싶었지만 고시원에는 공용 냉장고 밖에 없어서 보관이 어려웠다. 오히려 김치 박스를 들고 고시원 식구들과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마음이 뿌듯하였다.
점점 노인 인구수가 증가하면서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많고, 자식들이 있어도 소외당한 채 혼자서 어렵게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때문에 고독사(孤獨死)로 이어지게 된다.
반면에 수혜를 받는 사람들의 태도에도 문제점은 있다. 사정에 따라 못 줄 때도 있는데 해마다 김장김치를 받아먹다 보니 오히려 관할 구청이나 주민센터에 전화를 하여 왜 김치를 안 주느냐고 항의를 하는 사람도 있다 한다. 마치 자기 몫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하여 따지는 식으로 말이다.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으로 많은 사람들의 수고를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갈수록 점점 후원자와 봉사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그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말 한마디에 용기를 잃지 않도록 서로 나눌 수 있는 고마움의 따스한 인사로 훈훈한 연말을 보냈으면 한다.

 

 

황일용 발행인  jguwi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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