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

황 일 용 발행인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밝았다.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돼지 처럼 올해는 출산율이 상승하기를 간곡히 기원한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나라다. 지난 10여 년간 수십조원을 쏟아 부었지만 나아지기는 커녕 해가 갈수록 그 속도가 더 빨라졌다.
당연한 결과다. 정부는 지금까지 출산율을 올리는데만 관심을 두었지, 아이를 낳고 기르는 환경을 만드는데 소홀히 했다. 아이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라는 환경이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출산율을 늘어난다. 이는 자연의 법칙이다. 미물도 환경이 척박해지면 새끼를 낳지 않는데 인간이야 더 말할 나위 없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내 경제대국을 자랑하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이다.
부는 상위 10%도 안되는 일부 계층이 독점하고 최하층은 생존 때문에 생명을 담보 잡힌다. 이 모두 생명보다 돈과 물질을 중시하는 사회풍조가 업  법보다. 화려한 도시의 불빛과 물질의 풍요를 행복이라고 여긴 실상이다. 그래서 올해는 생명이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은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생명을 존중하려면 우리 모두 조금씩 양보하고 상대방을 배려해야하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올해는 3·1 독립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33인이 독립운동을 이끈 해이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이 역사적인 해를 맞아 여러 가지 행사들이 즐비하고 있다.
천도교, 기독교, 불교 세 종교계에 예산을 지원하며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통합 자료집을 만들고 학술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때를 즈음하여 우리가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 많은 문화 유적들이 있으며, 관할 관청은 문화재청이다. 이 제안은 문화재청에 해야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우리나라 문화재 가운데 많은 부분이 불교유적이다. 3·1운동 100주년이 불교문화유적들이 제대로 이해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착한 동기를 지녔다고 결과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막스베버가 지적한 책임윤리(verantwortunigse thik)의 영역이다. 오늘의 고통과 반대를 감내하고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원시적(原始的)비전과 실용적 전략이 필요하다. 3·1절 100년 을 맞이하여 임시정부 수립이후 대한민국이 정체성을 확인하는 역사의 감계를 가져야 한다. 사회운동의 시원으로서 3·1운동의 비폭력 평화정신과 임시정부의 법통아래 민주공화국 이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한반도의 분단극복을 통해 통일 한국이 동북아의 화해, 공존, 협력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세계에서 거의 꼴찌에 해당하는 낮은 출산율로 인해 경제활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고령화에 따라 이들 중 한 사람이 14세이하 유년층과 65세 이상 노령자를 먹여살려야 하는 20년 후를 고민해야 한다. 인구절벽→성장절벽→재정절벽→국가절벽 시나리오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 올해 경제적 회복을 통해 민생이 안정되지 않으면 남북사이의 교류와 협력에서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착한 동기를 지녔다는 결과가 김정은위원장의 요구에 먹혀 들것이다. 또한 복지제도는 유연안정성(flexicmunty)을 담아내기 힘들다. 우리의 경우 자영업자 비중이 전체 노동자의 25%에 달하고 이들의 대부분 영세 중소상인이라는 사실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서 인금인상이 오히려 고용안정을 깰 수 있다는 역설에 주목해야 한다. 기술혁신을 통한 노동생산성이 오히려 노동시간의 급격 단축은 경제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촛불의 의미가 체제혁파로 이어지지 못하고 구태의 폐습이 되풀이 되고 있는 사회가 불만이다. 우리 모두의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를 모아 반추와 성찰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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