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 하는 정부 국민들은 신뢰하지 않아

자기가 그림을 그려놓고 스스로 '참 잘 그렸다'라고 칭찬하는 것을 우리는 자화자찬(自畵自讚) 이라고 한다. 다양한 SNS가 범람하고 이를 활용한 개인미디어 시대에 단체건 개인이건 스스로 칭찬을 하는 것은 이제 일상화 된 듯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개인들이 자유롭게 스스로를 드러내고 자랑하는 것이야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마는 정부나 정치인이 스스로의 업적을 드러내 놓고 홍보하는 것은 절제가 필요해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 자체가 자신을 겨누는 비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통일부가 정부업무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국무총리가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정부업무평가위원회는 정부의 43개 기관을 평가했고, 지난 3년간 ‘미흡’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통일부가 올해는 ‘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 이유로 한반도의 전쟁위협 해소 및 한반도 비핵화-항구적 평화체제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3차례에 걸친 정상회담 개최, 남북 핫라인, 남북철도 도로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9.19 군사분야 합의 등을 들었다. 정부의 평가 근거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평화 국면은 30년에 걸친 북한의 핵개발이 성공을 하고 북핵이 상수화 되면서 우리에게 다가온 일종의 핵있는 평화라고 할 수 있다.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프로세스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고 한 번도 남북 정상간 대화를 위해 울리지 않은 핫라인, 구체적인 비용이나 계획도 없이 진행한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은 말 그대로 이벤트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우수’했다고 스스로 평가한 정부의 모습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통일부의 정책소통도가 ‘미흡’으로 나온 것은 국민들과의 소통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더 겸허이 이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당대표 시절에 박근혜 대통령을 공격할 때도 “새해 첫 국무회의를 자화자찬과 남탓으로 시작했다.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고 얼굴이 두꺼운 자화자찬”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2019년 1월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실체 없는 자화자찬도 스스로 되뇌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을 현실로 착각하게 된다”고 대통령을 비판했다.
왜 이렇게 순환 반복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말은 앞서가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정책의 체감도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정치인들도 사실 입만 열면 자화자찬을 한다. 마을에 조그만 건물이나 교각 하나만 들어서도 국회의원,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모두가 자기가 그것을 했다고 한다. 연말연시가 되면 의정보고서에 동일한 내용을 그득그득 담아서 보내온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은 자기자랑 뿐인 자료를 눈여겨보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일이 반복되다보니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며칠 전 황교안 전 총리의 자찬도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대여 투쟁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통합진보당 해산한 사람이 누굽니까. 그 말씀으로 대신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에 의한 판단을 대신한 걸 가지고 자신이 했다고 자랑하듯 이야기 한 것은 아전인수의 극대치였다.
이러한 편 가르기, 인기영합 발언은 국민들의 정치혐오와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지게 되고 그 폐해는 우리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아보는 정부와 정치인을 기대해 본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서대문자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