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것은 나의 마음이다

맷돌

늙은것은 나의 마음이다

지난 무술년 한 해는 실로 다사다망(多事多忙)하고 힘겨운 해가 아니었나 싶다.
이를 타산지서으로 삼아 새해에는 꿈과 희망과 행복을 주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그리하여 기해년 새해의 소망을 몇자 적어보고자 한다.
새해에는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맞는 송구영신의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기해야 하리라. 새해 첫 태양이 솟라오르듯 처음 세상을 맞이하듯 그런 몸과 마음으로 함께 하리라.
새해에는 우선 모두가 눈물 흘리는 일이 없이 밝고 행복한 나날이기를 손모아 빌어본다. 비정규직의 설음이 없고 저마다 직장을 잡고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는 정의로운 나라였으면 좋겠다. 돈모아 사람이 먼저인 그런 나라를 우리 모두는 꿈꾼다.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백범 김구 선생이 꿈꾸던 “나의 소원”처럼 그런 나라에 산다는 건 진정 그리 어려운 일인가? 씨알 함석헌 선생이 그리던 그대, 그런 친구를 가졌는가? 속의 그런 친구를 가지는건 정말 불가능한 꿈을 묻고 싶다. 우리 모두가 불가능한 꿈을 함께 꾸고, 함께 실천해 나간다면 현실로 될 수 있는 것이다. “왜? 안될게 뭐야?”라는 마음으로 자기로부터의 혁신을 이루어야만 한다.
내 자신에게도 소망을 전하고 싶다. 나에게 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위가 아닌 아래로, 명예가 아닌 수행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함께 진리를 구하고 행화(行化)로 함께하는 그런 삶이어야만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나날을 간절히 소망해 본다.
묵은 것, 늘상 보던 것도 다시 보면 새롭다. 산도, 논밭도, 풀꽃도 그렇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게 아닌데 하고 다시 보면 새롭다. 점잖은 내 벗이 한소리 한다, “뭐든지 첫 눈에 좋은 것 없고 두 번 보고 싶은 게 없어” 정말 그렇더라. 그런데 처음 보고 나서 덮어두고 지나쳐 보리고는 관심조차 멀리 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때는 두 번 볼 생각을 갖지 않았었지, 그러니 “새것이 보인다”는 말도 나오지 않았던 거다. 그런데 요즘 들어 다시 보면 새롭다는 말이 생각나고 그 말이 맞다고 공감하게 됐다.
하늘을 언제 새로 본다고 본 적이 있었던가. 들판도 풀꽃도 그냥 그랬다.
세월이 가면 늙는 거고 늙으면 저런 모습이 되겠지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라는 생각을 전에는 하지 않았다. 요즘에서야 그래 나도 늙은이지, 저 할매, 할배와 다를 게 뭐 있나”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허망했다. 그 허구한 날 숱한 세월에 몸만 늙었지 뭐 할 말 있느냐는 자괴감이 들때가 종종 있다.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나를 유심히 보았다. 내가 나를 보니 그 늙은 모습을 인정하기 싫었다.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생각을 달리했다. 그래! 내 모습 거울에 비친 나를 인정하자. 늙은 건 늙은 것이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보니 내가 다시 보이고 새롭게 보였다.
내가 새롭게 보이니까 하늘도 논밭도 풀꽃도 흐르는 물도 새롭게 보였다.
모르겠다고 내팽겨 쳤던 책도 다시 보니 아는 게 많아지고 있다. 다시 보자 생각을 달리 하고 다시 보면 새롭게 좋아진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자신이 좋아진다. 재능으로 위로와 합이 되는 글을 써서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자기 수행이자 즐거운 “놀이”라고 하였다. 그것은 다른 이들이 멋진 여행을 가거나 삶을 즐기며 누리는 행복과도 같은 의미라며 미소를 짓는다. 그의 곁에는 차곡히 쌓여 인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터에서 지켜보아 주는 당신은 배려와 예의를 지니고 있는가. 그게 묻고 싶은 생각이다. 사람마다 고유의 감정을 느낄 수 있듯이 선한 눈빛과 담담한 마음이 읽혀지면 그때 생각해 보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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