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후보자 장점 많지만 아쉬운 점이 많아

김수철 칼럼 70

통일부장관이란 자리는 참으로 어려운 자리가 분명하다. 국제정치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북한을 상대해야 하고 다른 진영을 설득해서 남남갈등을 최소화해야 하는 위치다. 조금만 진영논리에 빠져도 곧바로 공격을 받는다. 

그렇지만 정치인들은 통일부 장관이 되기를 원한다. 장관 치고는 그런대로 쉬어 보이기도 하고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내면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참여정부 때 정동영 통일부 장관 아닐까 싶다. 그는 김정일과 독대하고 남북관계를 주도하면서 2007년 대선후보까지 된다. 
이번에 통일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분이 그 당시 정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지냈던 분이다. 그 분은 개성공단을 열 때 미국을 설득하는 데에도 일조를 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줄곧 북한을 연구해 왔고, 북한에 대해 셀 수 없이 많은 논문, 기고, 책을 낸 분이다. 
그 분은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전부터 하마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때만 해도 북미정상회담이 큰 성과를 낼 것으로 대부분이 생각하고 있었으며,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것만 남은 듯 했다. 개각을 준비하는 측에서는 남북 경협에서의 경험들도 살폈을 것으로 추정된다. 
뒤에 밝혀진 것이지만 8.8개각에서 국토해양부 장관이 된 최정호 씨는 국토해양부 철도정책관으로 일했고, 박양우 문화관광부 장관은 DJ 정부 당시 제 1차 백두산-한라산 관광 교류단 실무 총책을 맡아서 일하기도 했다. 
또한 2월 28일에는 김현종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국가안보실 제 2차장에 임명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대북 경협 코드 인사였던 것이다. 
3월 7일자 외신에 따르면 현 조명균 장관이 청와대의 기풍과는 대조적으로 대북 제재 압박을 주장했고, 그러한 이유 때문에 장관이 교체되는 것처럼 썼다. 우리는 통일부가 대북제재에 미온적이라고 대체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정권 핵심부에서는 우리와 다른 일들이 벌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와대 대변인도 “남북공동선언을 속도감있게 추진함으로써 새로운 평화협력공동체 실현을 위한 ‘신한반도체제 구상’을 적극적으로 구현해 나갈 적임자”라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남북 경협을 위해 탄생한 장관인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끝나자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이런 이유로 장관 임명을 철회하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후보자를 둘러싼 막말 논쟁이 지명 이후 현재까지 뜨겁다. 그분은 SNS에 많는 글을 썼는데 대권후보에 대해 ‘좀비’ ‘씹다 버린 껌’ 등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을 했던 것이 확인되었다. 
우리를 더욱 우려스럽게 하는 것은 보수 진영과 보수 언론에 대한 그 분의 편향된 시각이다. 인제대와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시절에 페이스북에 “박근혜-이명박 정권은 일종의 역사적 정통성이 결여된 보수세력이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나는 뉴라이트와 말을 섞지 않습니다. 진보와 보수의 대화 어쩌고 저쩌고 하는 대부분의 이벤트는 사기“라고 이야기했다. 
시대적으로나 이념적으로 현재의 김연철 후보자가 적임인지는 따져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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