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지구촌” 시대

요즘 세상에 많은 사건·사고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일까 여기 저기에서 말들이 많다. 정부 탓이다. 지자체 탓이다. 손을 놓고 가만히 있는 사람들 탓이다.
탓, 탓, 탓 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모두가 내 탓이라고 하면 어떤 답도 찾을 수 있을텐데, 그렇지 않고 남의 탓으로 돌리다 보니 답을 찾을 수 없다.
답답한 마음에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지만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려움이 있을 때 긍정적인 생각하며 생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남을 사랑하기 보다 미움으로 대하다 보니 모두가 불신으로 가득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우보만리”라는 말이 있다. “소의 걸음으로 만리 먼 길을 간다는 뜻”이다. 짧은 거리를 갈때는 빨리 뛰어도 상관없지만 먼 거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백 미터 내달린 사람은 주저앉아 가뿐 숨을 몰아쉬지만 십리 길을 천천히 걷는 사람은 숨이 차 헐떡거리거나 지치지도 않는다. 현대인의 걸음 속도가 10년 전에 비해 10% 빨라졌다. 스트레스와 업무 중압감이커지고, 마음이 바빠졌기 때문이란다. 시간이 등 뒤에서 소리치며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빨리 걷는다고 소리치며 쫓아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자신만 먼저 달려가야 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마음을 추스려 행복으로 다가설 수 있겠는가.
故 장영희 교수가 쓴 글에서 “요즘 젊은 것들 괜찮다”란 글을 읽은 적 있다. 그 글은 장영희 교수가 학생들에게 토론을 시키기 위해 “젊은 사람과 늙은 사람의 차이 점”을 적은 글을 옮겨 적어 본다.
“젊은 사람들은 청바지를 입고/ 늙은 사람들은 넥타이를 맨다/젊은이들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노인들은 일찍자고 일찍 일어난다/젊은이들은 낭만적이라 비오는 날을 좋아하고/ 노인들은 관절염 때문에 비 오는 날을 싫어한다/젊은 사람들은 연상의 여자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지만/늙은 사람들은 연하의 여자만 좋아한다/젊은 사람들은 컴퓨터가 없으면 못 살고/ 노인들은 TV가 없으면 못산다/젊은 사람들은 친구를 군대에 보내지만/노인들은 친구를 천당에 보낸다”란 글을 요약했다.
우리가 지켜야 할 도덕적 기준은 시대와 상황에 사뭇 다르기 마련이므로 애써 지켜온 미풍양속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이 변하고 있고, 어느 정도까지는 그 변화를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장영희 교수의 “요즘 젊은 것들 참 괜찮다”에서 알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들은 단일 민족임을 자처하면서 문화적 우월성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우리들만의 울타리를 치고 개방을 하지 못한 탓으로 인한 거기서 파생된 폐해에 대해 피력하는 학자들도 많다.
지금은 국적도 없는 외국문화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적당히 수용되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퇴출되기도 한다.
이제는 지구촌을 하나의 “촌(村)”이라 부르는 시대가 되었다. 복장은 말할 것도 없고,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다름을 인정하고 같이 살아가는 시대이다.
최근 국제결혼과 외국인노동자들의 유입으로 우리나라 거주하는 외국인 숫자는 2007년에 100만 명을 넘어 섰으며 2012년에는 200만 명, 2015년에는 무려 3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들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우리의 이웃일 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의식구조의 틀속에 사건이나 사물의 성격을 판단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다른 사고와 다른 문화를 인정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기에 서대문구에서 새터민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들이 동참하게 하여 함께 동행한다는 뜻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행하고 있다.
이와같은 다문화현상 가운데 우리 고유의 정통문화를 보존하고 빛내기 위해 우리의 색깔을 분명히 하면서 그들이 스스로 배우게끔 하여 우리 문화의 우월성을 심어주는데 서대문구가 앞장서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문화의 가치가 더욱 빛나고 세계속의 한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틀이 될 수 있게끔 만들어가고 있다.
앞서 故 장영희 교수의 글처럼 세태가 바뀌면서 순식간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생각지 말고 꽁지머리를 했다고 국회의원들이 자질을 논해야 할 이유도 없고, 핫팬츠를 입었다고 경멸의 눈초리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모든 행위가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기도 하겠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수용하지 않으면 세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찍히게 된다.
그러므로 새터민이나 다문화가정에도 우리 모두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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