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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 림 칼럼 45공중화장실에 대한 쓴 소리
황일용 발행인 | 승인 2019.06.10 12:13

 70~80년대만 해도 화장실(化粧室)은 ‘변소, 측간, 뒷간 혹은 똥둑간’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웠다. 역시 똥간이라는 말은 지저분하고 불편하게 배설을 해야 하는 안 좋은 이미지로만 그려졌었다. 그러나 요즘 공중화장실은 어디를 가나 시설이 잘되어 있어서 아주 깨끗하고 쾌적하다. 심지어 아름다운 음악과 향기까지 솔솔 흘러나와서 가정집 화장실보다 더 분위기 좋은 곳도 많다. 이를 사찰에서는 ‘해우소(解憂所])’라고 하여 근심을 푸는 장소라 하는데, 가장 큰 근심을 해결하는 곳인 화장실이야말로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던져주는 곳이다.
아직도 전 세계 인구의 약 40%가 화장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전국 어디를 가나 선진국 수준의 공중화장실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화장실을 사용하는 국민 수준까지도 선진국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가?
얼마 전 벼룩시장을 운영하는 공중화장실에서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한동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직도 이런 젊은이들이 있다니…. 누굴 탓하기 전에 그 이유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한 끝에 먼저 쓴 소리부터 꺼내 본다.
서너 칸 되는 여자 화장실 앞에서 줄을 서 기다리는데 젊은 아가씨가 문을 열고 나왔다. 그런데 뚜껑 열린 변기통을 보는 순간 방금 배설하고 나온 찌꺼기가 둥둥 떠 있는 것이다. 변기 레버를 좀 오래 눌러야 하는데 한번 살짝 터치를 하면 그런 경우가 종종 있기에 불쾌감을 참고서 본인이 해결하도록 말을 건넸다.
“아가씨, 변기 레버를 좀 다시 길게 눌러 주세요.”
깜짝 놀란 아가씨가 뒤돌아보더니 얼른 돌아서서 오른발을 번쩍 들어 변기 레버를 아주 자연스럽게 밟는 게 아닌가. 아니, 변기를 사용하고 나올 때 한번 주변을 확인도 않고 바로 나온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데 오히려 아주 오랜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발이 변기 레버로 번쩍 올라가는 것을 목격하고 필자는 할 말을 잃었다. ‘아직도 저런 미개한 사람들이 있단 말인가? 속으로 욕설이 절로 나왔다.
아무리 시설이 좋고 깨끗하게 관리를 한들 무엇 하나? 이런 사람들 때문에 공공시설물이 깨끗하게 운영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더군다나 요즘은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운영하자는 취지로 변기 옆에 휴지통도 없고 여성용 생리대 수거함만 달려있는 곳이 많다 보니 심지어 바닥에 사용한 휴지를 마구 버려서 혐오감을 준다. 또한 물휴지나 생리대를 변기에 버려서 변기가 막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별도로 준비된 수거함에 넣어달라고 메모까지 되어 있다.
가장 쉬운 예로 24시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을 보자. 집에서 가져온 쓰레기까지 휴지통에 마구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것도 분리수거함에 제대로 버리면 큰 문제가 아닐 텐데, 화장실 휴지통에 버리기 때문에 휴지통을 없애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니 외국인들이 한국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어느 화장실을 가면 변기 속에 사용한 화장지를 절대로 넣지 말라 하고, 어느 화장실에 가면 사용한 화장지는 반드시 변기에 버려 달라는 문구와 그림이 그려져 있다. 물론 아직은 과도기라서 전체 공중화장실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 또한 어쩌면 법적인 제재로라도 국민들이 인식 개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앞으로 업소 운영자나 공공화장실을 사용하는 국민들이 다 같이 각성하지 않으면 안 될 부분이다.
정부에서는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공중화장실 이용환경을 개선하고 선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하였다. 여성 안심 보안관까지 배치하여 몰카 단속도 하고 있지만 역시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도 많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환경을 만들어 놓아도 사용하는 사람이 내 것처럼 소중하게 여기며 사용하지 않으면 ‘돼지 목에 진주’ 격에 불과하지 않을까.

 

 

황일용 발행인  jguwi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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