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2세 정치인

이번 총선에서도 아버지에 이어 금배지를 달게 된 2세 정치인이 적지 않다.
서대문구(을) 김영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는 6선(選) 故 김상현 전의원의 아들이다. 18, 19대 총선에서 거푸 고배를 마셨다가 3수 끝에 소원을 풀었다. 지난해 故 김상현 의원은 김대중 의원과 막현한 사이로 아버지의 후광을 받는 정치인으로 정명이 나있다.
김세연, 정진석, 정우택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무소속 유승민 당선인도 대표적인 2세 정치인이다.
8선 정일형 5선 정대철 부자에 이은 3대 정호준 의원(국민의당)은 가문 열다섯번째 금배지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열여섯번째 금배지에 달렸는가 알 수 없다. 경기도 군포갑에서 승리한 김정우(더불어민주당)도 2세 정치인이지만 질이 좀 다르다. 그의 아버지는 여든 살 김철배 더불어민주당 고문이다.
4·19직후 야당에 들어가 민추협 신민당, 평민당, 민주당을 거친 “10년 야당 인생”이다.
야당에 “험지”인 철원 일대에서 12~15대 총성과 재·보선 포함해 다섯 번 출마했다가 모두 낙선했다. 여느 2세 정치인들이 대게 아버지 지역구를 물려받아 아버지 후광(後光)을 업고 나선다. 거기 비하면 김 당선자는 “흙수저”를 물고 정치에 뛰어든 셈이다. 김 당선자는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이대 기획재정부과장을 끝으로 지난해 세종대 교수로 옮겼다. 어찌보면 안온한 삶이 열려 있던 그가 아버지에게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그것도 아버지가 실패를 거듭한 철원, 화천, 양구, 인제에서 아버지는 “나만 바보처럼 살았으면 됐지 너까지 그렇게 살려고 하느냐”고 말렸다.
“다섯번 출마하느라 부모에 불효하고 집사람에게 남편노릇 못하고 애들에게 아버지 노릇 제대로 못한 것이 한(恨)”이라고 했다.
김 당선자는 당이 권유한 대로 군포 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그가 공천을 받자 아버지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김정우 아버지”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노인정은 물론 길바닥에서도 큰절을 올렸다. 어머니 김은숙씨는 남편에 이어 아들까지 나서자 선거 뒷바라지를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여섯 번째 선거운동에 뛰어들어 새벽부터 아들 명함을 돌리고 다녔다.
김 당선자는 새벽 최종 당선을 알리자 부모를 끌어안고 눈물을 펑펑쏟았다.
아버지 세대와 아들의 세대가 달라졌다며 눈물을 쏟았다. 물론 세대가 아를 수밖에 있었는가. 아버지 세대에는 민주화가 중요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정책적 역량,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다.
김철배 고문도 그런 시대 흐름을 몸으로 까달은 모양이다.
아들에게 “재정전문가로서 나랏돈 제대로 쓰는지 감사하겠다는 초심(初心)을 잃지말라” 당부했다. 아버지의 50년 한을 풀어준 아들, 그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 20대 총선 뒤안길에 숨은 한 장의 삽화처럼 느껴지지만 서대문을 지역은 더 드라마적인것 같다. 아버지 고 김상현 국회의원은 아들의 명함을 들고 온 동네를 누비고 다닐 정도로 운동화가 4켤레 이상 다를 정도로 지역을 다녔으며 어머니도 너무 열심히 다녀 눈물날 정도로 열심히었다. 끝내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대로 아버지, 어머니보고 이번에는 한 표를 행사하라면서 온 동네가 입에 올라 소문에 소문을 낳고 이구동성으로 전파하게 되었다. 끝내 당선의 영광을 안았고 김영호 당선자는 20대 국회에 입성의 영광을 안았다. 그 후 아버지는 자식이 끝내 배지를 달고 20대 총선에 당선되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당선의 영광을 안고 저 세상 고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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