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대가 ‘도널드 트럼프’

이 득 규
KC대학교 전임교수
산학협력단 부단장
경영학박사

트럼프가 처음 미국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했을 때 대부분 사람들은 트럼프가 낙선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당당히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한 미국 작가는 미국 대선기간 동안 트럼프의 행동을 보면서 ‘트럼프는 설득에 능숙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을까?
트럼프는 사람들과 대화를 마칠 때 ‘나를 믿어 달라’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트럼프는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신뢰를 요구한 것이다. 때로는 돌려서 얘기하기보다는 직접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는데, 트럼프는 그 타이밍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트럼프는 적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말할 때 어휘가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보다 어휘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다. 한 마디로 트럼프는 멍청하다는 것이 반대진영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와 같은 말투는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한다. 대선 당시 대부분 유권자들은 학력이 높지 않았고, 그것을 잘 알고 있었던 트럼프는 일부러 단순한 화법을 사용했던 것이다. 즉 유권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눈높이와 보폭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고, 그 다음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트럼프의 연설을 듣다보면 그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 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라는 표현인데, 이와 같은 표현을 자주 듣게 되면 유권자들의 사고는 한 쪽으로 편향되어 정말로 그럴 것이라고 믿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트럼프는 ‘전략적 모호함’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어떤 정책이든 찬성과 반대로 나뉘게 된다. 이 두 그룹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동일한 문제나 정책에 대해 표현을 달리하여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곤 했다.
가령 불법이민자와 관련해 트럼프는 강제 추방정책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불법이민자를 싫어하는 유권자는 트럼프를 지지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불법이민자가 자국에서는 선량한 시민일 수 있고, 그들에게 동정심을 갖는 유권자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유권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불법이민자 중 추가적인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을 유심히 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전략적 모호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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