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는 말, 살리는 말

말 한마디가 자신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말의 선택을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말이 흐트러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는 질서도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질서를 바로잡는 것은 사회의 질서를 잡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도 상통하며 말은 내뱉을 때의 높낮이 빠름과 느림 등의 어투는 사람 됨됨이를 평가하는데 중요한 단초가 되기도 한다.요즘은 경솔한 말 때문에 화를 당하고 상대방을 분노케 하여 대립하는 경우가 국정감사 현장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도 매일 쏟아져 나온다.
아무리 바른 말이라고 할지라도 직설적으로 표현하여 상대를 마음을 상하게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성질이 급한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참지 못한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든 관계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만다. 그러고 나서 뒤끝이 없다고 한다. 이는 자신이 한 말을 금방 잊어버린다는 뜻이며, 그러한 것을 좋은 성격이라고 하면 변명처럼 들린다. 즉, 그 말에 대한 감정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말로 당한 사람은 그 상처가 오래간다. 말한 사람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당한 사람은 그 말 한마디가 평생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어찌 남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주고 뒤끝 없다는 것으로 변명 되겠는가? 만약 거기에 뒤끝까지 있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말 잘하는 달변가보다 어눌하더라도 진실한 말을 하는 사람을 우리 사회는 원한다.
이해인 시인의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역겨운 냄새가 아닌 향기로, 말로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말들이 이웃의 가슴에 꽂히는 기쁨의 꽃이 되고 평화의 노래가 되어 세상이 조금씩 더 밝아지게 하소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없는 험담과 헛된 소문을 실어 나르지 않는 깨끗한 마음으로 깨끗한 말을 하게 하소서, 늘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사랑의 마음으로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남의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을 먼저 보는 긍정적 마음으로 긍정적인 말을 하게 하소서―.”라고 했다.
정치인들은 만이 자신의 수단이다 보니 말은 많아지고 말이 많다보면 실수와 오해도 낳는다. 그래서 말이 침묵보다 나으려면 말의 품위가 요구된다.
우리 주위에서도 정당함이 모함으로 부당함이 되는 예가 비일비재 하다.
또한 조그만 부당함이 말의 위력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 “상종 못할 사람”으로 낙인찍힌 경우도 있다.
말이란 자신의 주관적인 개념이 넘쳐 흐르긴하나 한편으로 그 대상의 값어치까지 결정된다. 자신의 정당함을 입증하기 위해 남을 헐뜯는 일은 그 당시에는 이유는 없다.
상대방을 인정하는 말, 자신의 잘못을 먼저 시인하고 타인의 고칠 점도 기분상하지 않게 표현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말은 순리적으로 역어서 얘기하는 사람과 자신만의 정당함을 나타내기 위해 주관적으로 얘기하는 사람과는 차이가 있다. 하나는 말의 내용 자체의 믿음과 신용이 깃들어 있음이요. 또 하나는 말을 자기 수단으로 이용하는 편법이기 때문이다.
말이 제갑을 지닌다고 함은 말이 약속의 체계에 따라 거래죄고 있다는 말이다. 약속을 어기고 거래되는 말 그것이 바로 제값을 못 가진 말이다.
제값을 못 가진 말들이 넘쳐흐르면 사회는 불신이라는 중병에 걸리개 되고 적법보다는 불법과 친근하게 된다.
이재라도 부드럽고 고운 말 한마디로 세상을 편안히 함이 어떨까, 예의 바르고 부드러운 비판 은유(隱喩)속에 비수(匕首)가 감춰진 옛 선인들의 풍자석인 언어가 듣고 싶은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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