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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싱글(혼자)로 산다는 것(늙어가는 것)
황일용 발행인 | 승인 2019.10.29 11:27

칼럼이나 에세이 한 편을 쓰려고 해도 몇 시간씩 몸이 무겁고 아프도록 고생해야 한다. 또한 기록도 찾아봐야 한다.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이해하여야 한다. 좋은 글을 읽으면 좋은 생각이 샘솟고 글을 정리하다 보면 문장도 된다. 어떤 형태든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함부로 휘두르는 칼(펜)이 타인을 헤치고 결국 자신도 찔린다”는 당연한 진실을 알고 있기에 “가슴이 뜨거워질수록 머리는 차가워져야 한다”는 것을 오랜 언론계에 종사하면서 터득한 이치이다. 또한 언론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항상 오보(誤報)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더라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내용을 잘못 알았거나 한 순간 뭔가에 씌어서 잘못 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든든한 연금 같은 것도 없이 겨우 살아가는 내가 어느 날 치매에 걸린다면? 그 후의 삶은 어떻게 되는 걸까. 무연고자를 위한 허름한 시설에 갇혀 찾아오는 이도없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모습을 상상하니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그날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온갖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마치 혼자가 아니라는걸 스스로에게 증명이라도 히듯이 나처럼 혼자 살아가는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있었을 것이다. 아무도 없는 빈 집의 문을 열고 불을 켜는 일이 힘에 부쳐 자꾸만 귀가를 미루던 쓸쓸한 저녁이, 혼자 먹는 밥이 새삼그레 목에 걸려 휴대전화의 연락처를 넘겨가며 함께 밥을 먹을 친구를 찾던 주말이 단지 남자들만이 아니라 비단 이혼이나 사별, 기러기아빠 같은 다양한 이유로 혼자 살아가는 남자들에 무수히 외로운 순간이 찾아왔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싱글로 산다는 일은 화려한 살뫄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처랭한 삶이기 쉽다. 개인의 의지도 싱글의 삶을 선택한 이들도 있지만 결혼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싱글도 많다. 고소득 전문가가 더 많다.
500만에 이르는 1인 가구가 전체가구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가족 중심으로 돌아간다.
삼겹살 1인분을 주문할 수도 없다. “생애 척 주택 대출”을 비롯한 각종 금융 지원이나 새게혜택 결혼이나 자식 위주로 따박들어지거나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이기적인 이들로 대출받기 쉽다.
내 주변에는 비슷한 처지의 싱글이 꽤 많아 자유로운 삶이 주는 여유도 있지만 경재적인 부담과 건강 및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혼자 떠안고 살아간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커가는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종종 이야기 한다.
고독사 하는 독거노인이 되지 않도록 서로 돌봐 주자고 다들 혼자 살아와서 개성이 강할테니 독립공간을 철저히 보장해 주는 대신 마당을 공유하는 집을 짓자. 사흘에 한 번씩 살아있는지 생사확인 전화를 하자고 말한다. 불안정한 수입으로 연금을 들고 저축을 늘려 나가는 일이 대안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싱글들이 크고 작은 공동체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 함께 모여 밥을 지어 먹기도 하고, 주거 공간을 나눠 쓰기도 하고, 일상의 활력이 될 소소한 이벤트를 함께 꾸민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의 삶의 방식은 짧은 시간에 급격히 바뀌었다.
이제는 4인 가족이나 3인 가족 가정의 기본 모습이라는 환상을 국가가 포기해야하는 지점에 선 것이 아닐까.
혈연이나 혼인으로 맺어진 가정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것 그 지점이 우리의 출발선이 되기를 바란다.

황일용 발행인  jguwi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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