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의 제290회 정례회 첫날인 오늘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연설이 있었다.
박 시장이 밝힌 내년도 예산은 “인심 쓰는 사람 따로, 돈 내는 사람 따로”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박 시장은 지난해 시정연설에서도 올해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라고 자화자찬 하며, 유례없이 2조 4천억원 가량의 지방채까지 발행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한 바 있다.
그런데 내년에는 올해보다 3조7천억원이나 늘어난 39조5천억의 예산을 풀겠다고 한다. 작년에 2조4천억원이던 지방채도 대폭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인 3조원이다. 취임 직전 해인 2010년 14.9%였던 채무 비율은 22.1%까지 늘어났다.
‘역대 최대’라는 기록을 매년 깨면서 서울시 곳간을 인심 좋게 풀어 생색내는 것은 박원순 시장일지 몰라도 시민들은 세금 내느라 허리가 휘고 미래세대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 지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대한민국 경제를 ‘폭망’의 길로 이끌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마저 세금주도 추락의 길로 시민을 내몰고 있는 현실에 대해 시민들은 절망하고 있다.
900억원의 청년수당 예산은 청년실업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포퓰리즘이다.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는 경제활성화와 기업의 투자에서 생긴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 정답이다.
경제는 하루가 다르게 어려워지고 도시와 청년 일자리보다 농촌과 어르신일자리가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허울만 좋은 현금 살포성 복지는 총선을 겨냥한 매표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전세계적 성장 흐름에 역행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경제성장’ 실험 3년차, 경제 폭망 현실을 함께 만들어온 서울시장이 반성은커녕 시민의 곳간을 바닥내고 있다.
서울시가 내년도에 만들어 내겠다는 일자리를 들여다보면 대다수가 단기 공공일자리, 세금으로 월급 주는 일자리 등으로 일자리 창출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
박 시장은 오늘 시정연설에서 세금을 펑펑 쓰겠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할 것이 아니라, 지난 임기 1년반을 지나오며 막대한 예산을 퍼붓고도 참담한 실패를 보여준 제로페이와 서울형 유급병가, 광화문재구조화 추진, 남북교류기금 등 시민을 대상으로 한 아마추어 행정실험에 대해 사과부터 했어야 했다.
제로페이는 ‘관치금융’이란 오명을 뒤집어쓰며 막대한 예산을 퍼붓고도 당초 2019년 서울시가 목표한 제로페이 이용금액 대비 0.28%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서울형 유급병가 지원’사업은 총 62억원의 예산이 편성됐으나 신청자가 매우 적어 지급액은 9000만원에 그쳐 최악의 대규모 예산 불용 사태가 일어났다.
광화문 재구조화 추진은 시민의 의견 수렴부족과 졸속행정으로 전면 재검토 한다고 해놓고 무려 507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정작 서울 하늘 아래에서 탈북자 가정이 굶어죽는 사태가 발생했건만, 132억원이라는 거금의 ‘남북교류기금’을 책정해 남북 간 교류 및 협력사업을 지원한다고 한다.
세금만 쏟아 붓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실제 시민에게 체감되는 예산을 늘리고, 중간지원조직에 낭비되는 예산을 줄이는 등 시민의 눈으로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제대로 보는 정책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미 내 편만을 바라보고 있는 박 시장에게 이를 기대하기는 무리인 것 같다. 박 시장은 지난 달 25일 딴지방송국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에 출연해 편협하고 불공정한 언론관을 노출한 바 있다. “언론의 자유는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 언론에게만 해당된다”라는 발언은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들은 내년도 예산이 여당의 총선 뒷바라지와 박시장의 대권 욕심을 위한 예산으로 전락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안고 있다. 시민의 소중한 세금이 생활 SOC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지역구 공약 지원용 예산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자유한국당 시의원 일동은 각자의 상임위와 예결특위에서 서울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정확한 검증을 하기 위하여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반드시 필요한 예산에 대해서는 적극 협조할 것이나, 시민혈세 낭비 사업에 대해서는 철저히 따지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역대 최고의 예산인 만큼 시민여러분의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 우리 자유한국당 서울시의원 일동은 시민의 눈이 되어 면밀히 감시하고, 시민의 입이 되어 또렷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2019년 11월 1일
 자유한국당서울시의 원일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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