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고의 역할

얼마 전에 남북가좌동 공동체인 서서울새마을금고 임원선거가 있었다. 주요 관심은 이사장이 ‘누가 되느냐?’ 였다. 세 명의 후보들은 모두 지역에서 많은 활동과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는 분들이었다. 어찌 되었든 1차에서 과반이 못미쳐 1위와 2위간에 결선투표까지 진행되었다. 이런 과열의 선거가 지역의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당선된 후보와 떨어진 두 분의 후보가 다시 똘똘 뭉쳐서 지역공동체 발전에 이바지 하자고 의기투합해서 하나가 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상부상조 정신을 기반으로 협동조합법에 의해 설립된 지역 서민금고들이다. 시중금고와 다르게 지역사회복지에 투자와 기부를 하게 되어있다. 공동체가 서로 친목하고 쉽고 빠르게 급전을 융통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이런 서민금고들이 서로 편을 나뉘고 반목하게 되면 지역공동체에 순기능이 아닌 역기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과열된 선거풍토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민금고의 원래 의미를 잘 살려서 서민금융조달에 중점을 두고 공동체 안에서 돌보아야 할 곳과 도움이 필요로 하는 중소서민들의 삶에 건전한 역할을 해야 한다.
앞으로 새마을금고의 기본이념인 상부상조를 통한 협동정신과 나눔의 정신을 기반으로 함께 행복을 영위하고 불신과 반목을 없애기 위해서는 선거운동과정에 공정하고 사랑이 필요한 규칙들이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서로 말로 죽고 죽이는 네거티브 선거가 아닌 지역공동체에 어떤 역할을 해야 공동체가 편안하고 행복할 것인지에 대한 포지티브한 선거가 전개되었으면 한다. 물론 이번 서서울금고 임원선거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모범적이었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실시된 선거들을 보면 선거 이후 후유증이 꽤 오래가는 것이 사실이었다.
농촌에 가면 지역 읍면별로 단위농협이 설립되어 농민들의 농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금융과 농업경제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도 많이 늘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선거가 이권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지역의 내노라하는 지역의 유지들이 도전을 한다. 이들은 지역의 다른 공직선거의 당락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러다보니 관련 회원과 조합원들이 줄서기를 해서 내가 원하는 사람을 당선시키려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선되면 주류가 되어서 4년간 그들만의 공동체로 전락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공정한 룰과 경쟁을 통해서 선거를 치루게 되면 후유증이 덜한데 그렇지 못하고 반칙과 이합집단 등을 통해 불공정하게 선거를 치루게 되면 후유증으로 공동체가 반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역공동체가 하나로 단결하기 위한 선거제도가 필요하다. 공정과 원칙을 기반으로 누가 봐도 공정한 선거가 되어야 지역의 공동체가 하나로 힘을 모아 평화롭고 행복한 공동체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번 서서울새마을금고는 원칙과 공정한 규칙 안에서 서로의 훌륭한 후보들이 경합을 벌였다고 본다. 그러한 생각이 지역공동체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당선자가 낙선자의 마을을 헤아려 손을 잡아주고 함께 공동체의 발전에 전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에서 수많은 서민금융관련 선거를 봐왔던 경험으로 분명 선거제도와 서민금융의 역할에 맡게 기본 의식이 함양되기를 기대하고 진짜로 어렵고 힘든 중소서민들이 어떠한 불편이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금융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한다.
그래야 지역공동체의 신뢰과 친목이 구성원들에게 싹틀 것이고 모범적인 공동체가 되면 서민들의 삶의 어려움을 함께하고 공동체의 대표적인 기관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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