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불어오면

사람의 생명 앞에서 그토록 아깝던 돈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불편한 마음을 부여잡고 있노라면 드넓은 광야의 풍경과 불타는 저녁노을을 다 놓쳐버린 시간이 부질없었다.
어떤 것이 더 소중한가. 잃은 것을 취할것인가 현재를 취할 것인가. 기꺼이 당해주고 대범하게 놓아 버리지 못한 것이 못내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것이 여행인 것을 아이처럼 서툴고 낯설어 눈앞에 두고는 길을 헤매는 것은 주머니 속 돈도 잃고 바가지도 써가면서 그래도 뭔가를 얼어오는 그것이 여행인 것을---.
삶의 현장에서 터득하는 통찰을 통해 수행자의 본분을 되돌아보며 세간 속에서 불법을 찾는 시간이 운수 행각이다.
봄바람이 어쩌자고 내 마음을 간질거린다. 언젠가 떠날 수 있는 행장 꾸려 놓고 달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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