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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림 칼럼 56부부(夫婦)가 함께 가꾸는 정원(庭園)
황일용 발행인 | 승인 2020.05.20 11:14

요즘 화제작였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막을 내렸다. 매주 금토 밤 10시 50분 늦은 시각 16회에 걸쳐 방영된 드라마를 보면서 ‘부부(夫婦)’란 과연 무엇인가를 곰곰 생각하게 되었다. ‘이태오’라는 남자와 ‘지선우’라는 여자가 서로 뜨겁게 사랑하여 결혼하고 ‘준영’이라는 아들을 낳고 단란한 가족으로 시작된 첫 회를 보면서 로맨틱한 중년 부부의 애정표현이 예사롭지 않아 시선을 사로잡았었다. 그러나 남편의 외도로 인하여 부부의 신뢰가 깨지고 가정이 파탄 나면서 일어나는 주변 사람들과 갈등으로 다양한 사건이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상상을 초월한 반전과 반전의 긴장감으로 시청자를 점점 드라마 속으로 빠져들게 한 것은 무엇일까?
5월은 계절의 여왕이면서 가정의 달이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청소년의 날, 성인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로 가득 차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부부의 날인 5월 21일은 둘이 하나 되는 날이라는 의미로 현대사회의 다양한 부부 모습을 반추해 보게 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은 가정이 화목하면 만사형통하게 된다는 말은 한때 가훈으로도 많이 썼던 말이다. 모든 행복과 평화의 근원은 가정에서부터 발원되어 화목한 가정 안에서 자녀가 태어나 자라게 되고, 그 자녀가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생활을 훌륭하게 해내고, 다시 또 그 자녀들이 화목한 가정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가정(家庭)’이라는 뜰은 사랑과 정(情)의 울타리로 만들어진 정원으로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안식처이다. 그 울타리 안에 씨를 뿌리고 가꿔서 꽃을 피우는 사람이 바로 부부다. 그러나 현대의 부부 모습은 어떠한가? 처음 시작은 누구나 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는 희망으로 시작하지만 어떻게 최선을 다하여 가꿨는가에 따라 정원에 피는 꽃은 각기 다르다.
부부란 전생에 원수였다가 이승에서 만나 서로 죽을 때까지 사랑하고 용서하면서 맺어진 인연이라고도 한다. 죽을 때까지 아끼고 사랑하면서 서로 기대고 보듬어가면서 가정이라는 정원을 가꿔야 하는 남자와 여자로 만난 사람이다. 흔히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도 한다. 그것은 가족이기에 살면서 사소한 일로 잦은 다툼을 하게 되지만 금세 잊고 용서하고 사랑으로 만들어가는 가정의 주역이라는 의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한쪽의 외도로 인하여 무너진 불신감으로 가정이 깨지고 가족이 해체돼 버리면 다시 회복하는 시간까지는 그동안 함께 가꿔온 시간보다 더 많은 노력하여도 결코 회복하기 힘든 사이가 부부인 것이다.
‘부부의 세계’ 엔딩 장면은 여주인공 지선우의 독백으로 끝난다.
“내 순정을 난도질했던 적이자 동지였고, 동지이자 원수였던 남자, 남편…,아무리 애를 써도 용서란 말을 입에 올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동안 매달린 것들은 모두 하찮은 것들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모두가 늦은 뒤였다.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잃었다.
반면에 두 번이나 가정을 이뤘다가 모두 이혼당하고 빈털터리가 된 남자 이태오의 마지막 아들에게 남긴 말은.
“넌 아빠처럼 살지 마.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야.”였다.
대부분 끼가 많은 사람은 습관적으로 외도를 한다. 외도하다 들통난 뒤에도 다시 다른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다. ‘부부의 세계’ 드라마에서도 조연으로 나왔던 한 부부가 그랬다. 남편의 잦은 외도로 이혼을 선택한 후 부부로 살아온 정 때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여 용서해달라고 비는 남편을 받아들여 재결합하였으나, 결국은 믿음이 가지 않는 행동을 다시 보이면서 영영 헤어지고 만 것이다. 그나마 자녀가 없으면 이혼 후에도 후유증이 덜하겠지만, 자녀로 인하여 끊임없는 갈등은 이어지면서 그중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이 바로 자녀이다.
  어쩌면 가장 편안하고 너그러울 거 같으면서도 가장 까다로운 관계가 부부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하늘의 별도 달도 다 따다 줄 것처럼, 혹은 손에다 물 한방울 대지 않도록 할 것처럼 감정 표현을 하고 아껴주던 사람이 함께 살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대하게 된다. 그것은 아마도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든든한 믿음 같은 것이 아닐까?
  김종환의 ‘백 년의 약속’이라는 노랫말처럼 우린 백 년도 함께 살지 못하고 언젠가 헤어지게 되는 것을 잘 알면서 아웅다웅 다투며 산다. 서로 사랑하고 아껴가며 살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부질없는 갈등과 다툼으로 소중한 시간을 놓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사는 날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여 배려하고 용서하고 아끼면서 사랑하는 것만이 최상의 선택일 것이다.

 

 

황일용 발행인  jguwi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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