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모든 실패는 만드시 원인이 있다. 꿈을 이룬 사람들에게는 성공한 꿈의 개수만큼 용기를 꺼내 쓴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성공 여부는 어느 순간에 어떤 선택에 달려있다. 세상에 살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악마의 덧”에 걸려 빠져나가기 힘들 때가 있다. 이 모두가 내가 소중하게 여겨온 “만남”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만남”들을 곱씹고 있을지 모른다. 소중한 만남이 어느 순간 “악마의 덧”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앞으로 계속 이어갈 것이다.
각설(却說)하고 ―.
지난 12일 2016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 일이다. 날마다 절을 찾아 자녀들의 수학능력시험을 잘 보게 하여 달라고 수능입시에 응한 “엄마”들이 관세음보살님께 저마다 애뜻한 소원을 빌며 정성껏 기도를 올렸을 것이다. 왜, 엄마는 자녀들을 위해 빌고 또 비는데 아버지들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다. 자식은 엄마만 낳은 것도 아닌데 엄마만 절을 찾아 자식들이 수능을 잘보아 원하는 대학에 꼭 합격하기를 손꼽아 비는데 그 시간 아빠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 필자는 여간 궁금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우이동에 있는 도선사를 찾는 기회가 있어 도원스님이 발원문 잃는 것을 보았다.
내용은 “푸른 눈빛 고요미소 끝이 없는 사랑으로 중생들을 감싸주는 관세음보살~관세음보살 자비하신 어머니여 저희들을 애달프게 여기시어 저희기도 들어주어 저희자식 수능기도 대입시험 무사하게 치르도록 도우시고 저희가슴 마디마디 초조함을 풀어주시옵소서, 저희자식 태어남도 관음보살 보살핌이 있음이요 저희자식 커나감에 하나하나 살펴주신 관음 자비로움 있습니다.”
“젖먹이의 옹알이를 눈을 맞춰 들어가며 사랑스런 저희자식 곱게곱게 어루만져 건강토록 자라기를 관세음보살~관세음보살님전 정성 다해 빌고 빌어 소원했나이다. 초등학교 육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행여나~ 아플까봐 행여나~다칠까봐 마음 다해 보살피고 살폈나이다.”
“중학교 삼년동안 저희자식 몸 커지고 사춘기의 변함 따라 아들딸들 몸과 마음 다칠세라 상할세라 밤새도록 염려하고 염려했나이다.”
“고등학교 삼년동안 가지가지 상황 변해 정규수업, 야간수업 밤낮없이 노력하고 정진하여 수능시험 대입시험 준비하고 있사오니 관음보살 큰 자비로 두루두루 살펴주사 시험기간 장애 없이 지혜총명 심신안정 바라옵고 수능시험 고득점에 희망대학 희망학과 우수한 성적으로 무난히 합격 이루게 하소서.”
“중생소원 들어주는 관세음보살님 저희소원 모두모두 이루도록 살피시어 언젠가는 남북통일 세계평화 기여하는 큰 인물로 만드시고 사바세계 행복으로 가득가득 채워주어 진정으로 온 인류가 기쁨은~샘물 솟듯 건강은~튼튼하게 너와 내가 구분 없이 지상극락 이루어져 웃음짓는 관음보살 마하살님이 도량에 나투시어 중생들의 가슴가슴 미어지는 아픔일랑 거두어 주옵소서.”
이렇게 발원문을 마쳤다. 참으로 절절히 부모님의 애절한 모정을 스님께서 발원문을 통해 잃는 것을 보았다. 이 생각이 나는 것은 지난 12일 수학능력시험일이기 때문이다.
요즘 한창 국정교과서 때문에 진보와 보수가 갈려 나라가 시끄러운 판에 자식들을 위해 절로, 교회를 다니며 자신의 자식들이 수능을 잘 봐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에 “진보”와 “보수”들은 자신들의 자식문제를 생각해 보았으면 했다.
하루 24시간 어떻게 나눌 것인가는 직장 생활하는 아버지와 집안일 하는 어머니, 학교를 가는 아이들이 각기 다룰 수 있고, 같을 수도 있다. 이는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구조와 운영, 그리고 문화에 관한 것이다.
모든 정책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언제쯤이면 학교 구성원들이 층층시하(層層侍下)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교육하고 학생들도 입시없는 환경에서 교육받으며 웃을 수 있을까? 아이들 진학시즌을 다가오는데 괜한 걱정이 더 앞서는 것은 왜 일까?

 

 

키워드

#N
저작권자 © 서대문자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