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미친바람

광풍과 광우병, 광풍은 전혀 다른 사건 같지만 그 뿌리는 하나다. 우리 시대, 우리 자신들의 또 다른 초상화다. 너무나 감성에 흔들리는 건망증 심한 우리사회의 병폐다.
병역비리 의혹은 한번으로 족했다. 대선 후보 아들이 하나도 아닌 둘이 모두 체중 미달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면 의혹은 제기할 만 했다.
그러나 몇 달에 걸친 검증 결과 확실한 단서가 없었다면 의혹은 그것으로 끝날 줄 아는 사회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회다.
여기에 낙선까지 했다면 한 번으로 족했다. 그런데 우리는 똑같은 사안을 두고 5년 단위로 속보이는 숨박꼭질을 그렇게 재미있게, 그렇게 근엄하게 되풀이할 만큼 이상한 나라의 괴상한 사람들 아닌가.
누가 소설을 쓰고 있는가. 사건을 두고 소설을 쓰거나 없는 사실을 조적해서 새로운 광풍을 불러일으킬 세력이 있다면 이야말로 국민의 이름으로 매도해야 할 어두운 세력이다. 바람, 바람, 미침바람을 부러 일으킬 세력이 도처에 잠복해 있는 한 우리 사회는 한 발짝도 앞서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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