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직업으로서의 소명의식 다할 터


신뢰·실력 초선 배려 시정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1. 의장으로서 마지막 회기가 진행 중에 있는데, 지난 2년의 소회를 밝힌다면?
2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더 빨리 지나간 시간. 천만 시민의 대의기구를 이끄는 의장으로서 계획했던 바를 이루기 위해 부지런히 의정활동에 임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당연한 일. 특히 지난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제대로 한 번 다뤄지지도 못하고 폐기된 데 대해 가장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
지난주부터(6.10~) 정례회 회기가 시작되어 진행 중에 있음. 10대 전반기 의장으로서 남기는 마지막 개회사를 “미래는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마무리 지었음. 올 하반기와 내년은 우리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거대한 변혁의 시간일 것. 지나간 시간에 아쉬움을 남겨놓기 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난 파도처럼 밀려올 변화의 물결을 준비하고 대응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가 있다.
의장의 자리는 떠나더라도 한 명의 서울시의원으로서 주어진 소임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2. 의장 출마공약을 돌이켜 본다면, 잘 해낸 점은 무엇이고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의장 선거공약을 모두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의정활동은 과정만큼이나 성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함. 임기 내에 실천하겠다고 약속한 3가지 신뢰, 실력, 초선배려 중심의 의회가 되기 위해 다양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첫 번째로 ‘신뢰’의 기본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의회 밖으로는 시민들과 소통하는 열린 의회를 지향하며, 소통채널을 확대해 홍보 활동을 대폭 강화함. 본회의는 물론 모든 상임위 회의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의정활동의 투명성을 더함. 시민사회단체와의 정기적인 소통과 협의를 통해 시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지방의회 ‘자정결의’ 노력도 펼쳤다.
의회 내부의 소통도 중요시 여겼음. 거대 여당이라는 특수한 구조적 상황 하에서 소수 정당 의원님들과의 소통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음. 시의회 내부에서도 직원들과 더 많이 소통하기 위해 의장으로 취임 이후 매주 한 차례 의장단과 사무처 간부 등으로 구성되는 의장단 간담회를 정례화하고 시의회 현안을 논의했다.
‘실력’은 곧 ‘일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의회의 주요 업무인 입법 활동, 행정사무감사, 지역민원해결 등을 성실하게 잘 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함. 10대 전반기 의회는 특히 정책연구 및 입법 활동에 있어 역대 의회 중 가장 활발한 활동으로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뤄냈다.
→ 구체적인 내용은 3번 질문의 답변과 연계
‘초선배려’는 임기 초부터 중요하게 생각했던 문제이다.
- 이번 의회는 75%정도가 초선의원으로 초선 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 초선의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의정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 그러나 초선의원 개개인에게는 처음 펼치는 의정활동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과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 임기 초반에 각 분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강의 등 의정 안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각 상임위원회 전문위원실 안내서를 제작·배포하여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각별히 노력했음. 또한 초선의원님들이 지역 주민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초선의원님들께만 tbs 라디오에 1회 출연할 수 있는 홍보 사업을 진행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남음. 하지만 의장으로서 부족했던 부분을 다른 의원님들께서 모두 채워주셨다고 생각함. 의장 역할을 올곧고 바르게 해낼 수 있도록 곁에서 늘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선배·동료 의원님들께 고마움을 전했다.
 
3. 10대 전반기 서울시의회의 가장 내세울만한 성과는?
처음 10대 의회를 개원하면서 ‘실력으로 신뢰받는 의회가 되겠다. 일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이를 위해 110명 시의원이 다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시민들께 보여드릴 수 있었던 점이 가장 뿌듯하다.
무엇보다 정책연구 활동, 입법 활동에 있어 역대 의회 중 가장 활발한 활동으로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뤄냈다고 자부함. 현재까지(‘6.12) 발의된 의원조례는 총 793건으로 9대 의회 동기간 발의된 604건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
양적 확대가 곧 질적 확대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충분히 유의미한 지표라고 생각함. 실제로 지난 2년간 발의된 조례안 가운데는 시민의 아픔과 어려움을 보듬는 민생 조례, 특히 사회적 약자들을 포용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재난발생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임대료 인하를 지원해주는 ‘서울시 상가임차인 보호를 위한 조례’ 개정, 노후 저층주거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서울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조례’ 개정, 학자금대출에 대한 이자지원을 대학원생까지 확대하는 ‘서울시 대학생 학자금대출 이자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 취업난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청년들을 위한 ‘서울시 청년 창업 지원 조례’ 제정, 여성 건강 및 편의증진을 위해 공공 생리대를 지원하는 ‘서울시 성평등 기본조례’ 개정 등이 있음. 최근에는 아동을 주거정책의 대상으로 보는 ‘서울시 아동 주거빈곤 해소를 위한 지원 조례’가 발의되었다.
서울시의회는 입법과정에서 전문가 집단 및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할 수 있는 법안 관련 공청회와 토론회를 활발히 개최하여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음. 10대 전반기 동안에도 114회나 개최되었음.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로는 서울시의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적극 활용하여 온라인 토론회 형태로 개최하며, 시민사회 의견을 청취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공들여 준비한 민생법안 대부분은 전국 최초로 발의되거나 시행되어 다른 시·도 지방의회로도 전파되기 때문에, 서울시의회가 전국의 기준을 만들어나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입법 활동에 임한다.

4. 반대로 10대 전반기 의정활동 중 가장 아쉬운 점은?
서울시의회 의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20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움.
10대 전반기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자치분권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전력을 다했다.
전국 시·도의회에 지방분권TF 출범을 제안하고,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 ‘서울시의회 자정결의안’을 발표하고 전국으로 전파시켰다.
국회의장·국무총리·행정안전부장관을 비롯한 지방자치법 개정 관련 인사와 연속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국회 토론회 및 촉구 결의대회, 전국 순회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자치분권 노력을 이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지난 2019년 3월 정부가 30년 만에 마련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동 개정안에는 서울시의회가 강력히 주장해온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내용이 법안에 포함되는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동 법안은 20대 국회의 직무유기로 인해 제대로 한 번 다뤄지지도 못한 채로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3월에 법안이 제출된 이후 8개월 만인, 11월 14일에 이르러서야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 최초 상정되었으나, 이후 추가 논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그대로 폐기됐다.
정부가 직접 마련한 법안인 만큼 정부의 반대는 없었으나, 특례시 등 일부 쟁점사안으로 인해 처리가 불발된 것이라 판단된다.
지난 국회에서 확인되었듯, 자치분권을 향한 시민사회의 요구가 무르익고 중앙정부가 먼저 나서서 법안을 마련해도, 국회가 움직여주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부분. 결국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 협조가 절대적인 상황이다.
다행히도 행안부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21대 국회 즉시 재추진 법안으로 선정하고, 입법예고(5.29~6.18)를 진행 중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올해 안에 소관 상임위, 법사위 등 전 과정을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소기의 역할을 다하려고 한다.

5. 이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역할을 총평한다면?
코로나19 국면에서 지방정부가 없었더라면 결코 K-방역이 안정세로 접어들기 쉽지 않았을 것임. 이 위기를 겪으며 우리 모두는 ‘자치분권의 힘’,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역할과 의미’를 재발견할 수 있었음. 지방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방역행정 뒷받침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기본소득’ 의제는 지방에서부터 먼저 논의되고 요구되었음. 그 중에서도 서울이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를 시작함. 코로나19로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 중 약 118만 가구에게 ‘긴급생활비’를 투입하기로 결정하였음. 서울시의회는 이를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 저소득주민의 생활안정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고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1차 추경안을 처리한 바 있다.
뒤이어 서울시는 또 한 번 전국 최초로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한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지원·세제지원이 아닌 더욱 직접적이고 연속적인 ‘자영업자 생존자금’ 지원을 결정하였음. 서울시의회는 5,740억원 규모의 지원금이 차질 없이 투입될 수 있도록 ‘서울시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며 법적·재정적 근거 마련에 적극 협조하였다.

6. 10대 후반기 서울시의회가 할 일 중 가장 시급한 사안은?
코로나19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 완전한 방역과 민생회복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함. 코로나19 초기 단계에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보여준 것처럼, 지방정부가 오히려 국가보다 한 발 앞선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 재정확대를 통해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 모든 법 개정 절차가 올해 내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조속한 통과에 모든 지방의회의 노력이 합쳐져야 할 것이다.

7. 후반기에 평의원으로 돌아가는데, 역점을 두고 싶은 의정활동은?
2년간 서울시의회 의장직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부 서대문 주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응원과 격려, 그리고 신뢰 덕분임. 의장으로서 활동하면서 예전만큼 자주 찾아뵙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음. 후반기에는 서대문 주민들과 더욱 자주 소통하면서 지역 현안 해결에 중점을 두고 노력을 기울이겠다.
우선, 북아현 2,3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고자 한다.
5월 말에 북아현 2구역 촉진구역변경안이 심의 통과되고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음. 하지만 3구역은 봉수공원 활용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구청 간 이해관계가 달라 계획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음. 3구역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
서대문구는 교통편의 증진이 필요한 곳.
올 6월부터 이대역 2번 출입구에 엘리베이터 설치 계약을 하게 되었고, 무악재역 4번 출구 엘리베이터 설치, 홍제역 3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추진 중에 있다.
최근 서부선 민자적격성 조사가 완료되어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연대·공조를 통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나가려고 함. 그 외, 연대 세브란스 병원 앞 도로확장, 경의선 복개화 등도 꼼꼼히 검토하겠다.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생활형 SOC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살펴보겠다.
280억 규모의 북아현문화체육센터가 9월 중 차질 없이 준공 완료하고 개관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하겠다.
240억 규모의 신촌역광장 재구조화사업 및 천연동 도시재생복합시설 설치, 500억 규모의 홍제역 지하보행네트워크 추진, 신촌동 주민센터 복합화를 통한 청년임대주택 건설 등 모든 계획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
 
8. 서울시의회 의장까지 지냈으니 향후 다른 선거에 출마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정치는 그 어떤 영역보다 직업으로서의 ‘소명의식’이 더욱 필요한 곳. 하고자 하는 일이 뚜렷하여 그 일을 뚝심 있게 하다 보면 어느새 예상치 못한 자리로 나아가게 된다고 생각함. 미리 계획하고 욕심을 낸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10대 서울시의회에서 3선 시의원이자 전반기 의장의 자리를 맡고, 대한민국의 자치분권 역사에서 일정 역할을 하도록 한 것 또한 내 개인의 뜻이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선배·동료의원들의 뜻이었다고 생각한다.
맡겨진 책임에 충실하면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믿음. 아직 며칠의 임기가 남아있음. 마지막 날까지 주어진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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