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창”과 “배째라는 방패”

에세이

요즘 정치권은 “막가는 창과 배 째라는 방패”가 부딪치면서 나라가 온통 시끌벅적하다. 그러나 그들은 싸우는 게 직업인지라 앞으로 도 세게 싸우면 그만이겠지만 나라가 두 쪽으로 갈릴 조짐이 보이니 문제다.
권세를 잡은 사람은 부귀와 영화가 오래도록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 세상의 이치이고 역사의 교훈이다.
권세의 달콤함은 잠시이고 고통은 길다는 말도 있다. 그들은 지금 세도무상(勢道無常)을 실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운동권 출신으로 감옥을 드나들던 사람들이 금뱃지를 달게 되면 곧잘 듣는 말이 있다. “가문과 동네의 영광이라는 바로 그것”이다. “집안 망치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출세하려고 그 고생했구나”라는 말도 나온다.
정치판은 상생의 정치란 말은 그럴싸하지만 실행은 어려운 것인 점은 그간 우리들은 수없이 듣고 보아왔다. 권력은 자식과도 공유할 수 없다고 하고, 같은 당 사람도 갈라서면 원수가 되는 판인데 하물며 사사건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야당을 상대로 상생의 정치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정치판과 유사하게 서대문구의회의 행정사무감사장에서도 말로 의원사이 충돌로 인해 서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속으로 “XXXX”하면서 삼키고 있었을 줄 안다. 또한 뺨을 때리지는 않아도 말로 싸우다보니 괜히 흥분하여 제대로 말문이 열리지 않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였는지 조차 잊어버릴 지경이다.
구민의 복리증진과 지역발전에 힘을 쏟아야할 의원들이 감정이 심해지고 보니 흉한 말로 서로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집행부 사람들이 볼 때 의원들의 체면 말이 아니게 됐다. 그런 말이 오가다보니 자신은 옳고, 상대편은 틀리다고 주장하려다 자신의 허물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상대편의 허물에는 매우 엄격하게 재단하고 비난하게 마련이다.
이제부터라도 상대방의 인격과 도덕성에 타격을 주기 위한 유치한 언어는 자제할 것을 주문하면서 유치한 말보다 상대방이 무슨 뜻인지 알쏭달쏭하게 헤아려 봐야 아는 말로 싸움의 시간도 끌고, 서로 왜 그랬나를 생각 케 하는 시간도 벌수 있지 않을까? 또 그렇지 않고 조금 돌아가는 듯하면서 예의바르고 부드러운 비판, 은유(隱喩) 속에 비수(匕首)가 감춰진 옛 선인들의 풍자 언어가 들고 싶은 것은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선 의원 모두는 제 할 일이 있다. 한눈 팔지 않고 제 할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이 구민을 위한 봉사일 것이다.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진정 자신을 비운자의 모습이며, 상대방을 목표로 정하고 공격하는 사람은 이기적인 사고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가 현재를 온전히 살 수 없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하게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나” 중심으로 해석하고 전개하기 때문에 마음에는 언제나 사욕과 자만이 깃들 수밖에 없다. 대의 명분보다 사리사욕이 우선할 때 길은 일시에 사라진다.
하늘에 계신 조상님, 조금 손해보더라도 남한테 양보할 줄 아는 미덕을 주소서, 미운 자를 용서하는 아량을 주소서, 남을 헐뜯기 보다는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초록은 동석인 이들이이제부터 선배의예우를 갖는 마음을 갖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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