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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産道) 같은 문틈으로 새어든 한 줄기 빛, 먼지 떼가 출몰한다. 빛의 양육에 증식한다.장롱 밑 컴컴한 구석에서 태아의 뼈마디를 키운 먼지들, 빛살이 닿자 첫 울음인 양 깨어난다. 생의 지문을 찍고 시간 속을 부유한다 하루살이처럼 태어난 날이 곧 죽음을 맞는 최후의 날로비산한다. 가벼운 먼지 입자로 지상에서 손님인양 떠돌다 제 몸을 무덤으로 묻는다.몸을 육탈한 영혼들, 봉분을 두른 천장을 빠져나와 대기권에 쌓인 어둠의 층을 뚫는다 우주를 비행하여 별빛으로 뚫린 구멍 속으로 휩쓸린다 저마다 전생의 별자리를 찾아 영원한 광년으로빛살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5.2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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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을대로 익어버린탈대로 타버린 꽃산사에 맴도는꽃이여 사랑이여눈물이안으로 젖네소리없이 우는 꽃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5.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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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지 못할 나무는 처다 보지 말라”는 말이 있다.이상(理想)과 목표를 갓는 것은 좋으나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변 여건이 열악하다면 일찍이 포기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힘들게 노력해 봐도 결과는 허탈과 좌절, 그리고 시간낭비로 인한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남들도 다 하는데 왜 나라고 못할까? 그것은 못하는 것이 아니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거기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불교에서 말하는 인과법칙(因果法則)이란 것이 있다.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점이다. 그 원인을 잘 분석해 보면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5.1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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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푸른 줄기 탄금대 씻기울 때신라왕 거문고 노랫가락돋는 듯살아 울리는푸른 철새 노랫소리문혜관 시인1989년 사조문학 등단시집 「번뇌, 그리고 꽃」계간 불교문예 발행인불교문예출판부 대표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4.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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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실패에는 원인이 있다.글로벌 기업의 CEO인 칼리 피오리나는 이렇게 말했다. “결정을 이끌어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실수하는 것도 꺼리지 말라. 용기로 모든 일을 해나가라. 그다음 일은 그 다음에 처리하면 된다.” 그녀가 세계 최고의 경영자가 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바로 용기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 인간에게는 여러 개의 감성주머니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꺼내 쓰는 주머니가 친절과 배려다. 반면 용기는 자주 꺼내 쓰는 주머니가 아니다. 죽을 정도로 힘들 때만 꺼내진다. 하지만 용기를 늘 꺼내 쓰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4.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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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모래 빛에지리산 한층 곱고전라도 경상도가갈리는 이정표 길화개골 십리 벚꽃이뜨거운 정 품어낸다쌍계사 범종소리석양하늘 울렸쌌고늦개사 어둠진채하산하는 등산객들잠들 줄 모른 십리벚꽃어둠마저 향기롭다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4.2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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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도 급수가 있다. 도덕적 잣대 빼고 효과로만 따진다면, 상대를 감쪽같이 속이는 사기(仕記)나 새빨간 거짓말이 상급이다. 큰 거짓말(Big Lie)이라는 나치 독일의 선전은 신화적이다.말하는 이나 듣는 이나 거짓말인지 뻔히 아는 ‘뻥’, 기꺼이 속게 만드는 하얀 거짓말(White Lie)은 경쟁력으로 보면 하급에 속한다 긴가민가 의심스러울 정도라면 기술이 더 필요한 단계다.그래도 급수 있는 거짓말로 대접받으려면 거짓말 자격은 갖춰야 한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사실이 아닌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대는 말’이 거짓말이다. 즉, 거짓말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4.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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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임 눈물로 짠애타는 마음인가어느 가슴 도려낸피맺힌 사랑인가불길로타오르는 情누가 있어 꺼줄까문혜관 시인1989년 사조문학 등단시집 「번뇌, 그리고 꽃」계간 불교문예 발행인불교문예출판부 대표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4.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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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활짝 열었다. 봄바람이 마구 들어온다. 차지가 않다. 나뭇가지가 우는 소리가 들리지만 소리에 비해 봄바람은 부드럽다. 이아침 봄바람은 본성이 부드러운 것이라는 진리 하나를 깨닫고 있다. 거칠게 불어도 본성이 부드러운 봄바람 아래 매화가 피어 흔들린다. 매화의 표정 역시 밝다. 매화도 나와같이 봄바람의 부드러운 본성을 알고 있는 것이다. 혹한의 추위를 견디어 온 매화에게 이 봄바람은 거세도 부드러운 것에 지나지 않을 수밖에 없다.매화나무 아래 서서 매화의 향기를 맡는다. 겨울 혹한을 견디지 않고서야 어찌 매화의 향기가 코를 찌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4.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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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덩이두둥둥실산창에 비쳐오면흰 벚꽃 물결치고4월의 아린 마음움터.나는하얀 눈물로청산을 달린다.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3.2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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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을 두부류로 나눠본다. 하나는 남의 말을 잘 따르는 사람들이다. 순종파라고 하겠다. 자기 주관을 뚜렷이 갖지 않은 사람들이 남의 말을 잘 듣는다. 판단력이 약해서 비판 능력이 없는 사람들도 남의 말을 잘 듣는다. 이런 사람들은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준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귀만 갖고 다니는 사람”이라는 비아냥도 받는다. 또 하나의 부류는 하심(下心)하는 사람이다. 자기를 낮추고, 제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마냥 조용히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다. 들어준다고 해야 바른 말이 되겠지. 이런 사람들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3.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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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 훤히 뚫어 보인 맑은 계곡 물소리에두툼한 산허리도 기지개를 켜고 앉아외양간요령소리에장단 맞춘송아지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3.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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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단다. 우수 경칩이 지났다. 비가 온다. 봄비가 내린다. 가랑비 이슬비는 둘 다 가늘게 내리는 비라고 한다. 가랑비가 이슬비보다 좀 굵다고 한다. 주인은 객이 얼른 갔으면 싶어서 가랑비라 하고 객은 가지 않으려고 이슬비라 한다. 빗줄기가 가늘고 그보다 약간 굵고를 놓고 이토록 심사가 갈리는 것이다. 어떻든 봄비는 희망의 비다. 만물을 적시고 기운차게 일으킨다. 비는 가림이 없다. 장소와 대상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혜택을 준다. 큰 산, 넓은 들이라 해서 많이 내려주고 작은 풀꽃은 작다고 , 보잘 것 없다하여 적게 내려주지 않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3.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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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아프기에저리 날을 세우나안으로삼킨 인고가슴 속 담아 놨다살 찢어피는 꽃이라향기조차그윽한가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3.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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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대상이 아니라 활용해야 할 현상이다. 내가 지금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면 그 고통이라는 게 자신의 생명을 지켜주는 안전핀이요. 속박이 아니라 스스로 자유로울 수 있는 길임을 깨우쳐 알아야겠다. 우리의 마음을 업연에 따라 선성과 악성과 무기성으로 나뉘고 있다. 선성은 순경계를 만들어 내고, 악성은 역경계를 만들고 있다. 무기성은 선악이 결정되기 전 모호한 상태로 순경계인지 역경계인지 알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 모든 게 번뇌이다. 이 세가지 번뇌를 통하여 우리는 정작 수행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락극비래(樂極悲來)”라는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3.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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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홀로 힘든 듯가지 흔들고담 위에 뭇새마저깃을 털며갈 곳 잃어방안에 시계소리만천장을 헐고 있네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2.2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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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통신의 발달로 사람의 몸이 가지 못하는 곳은 거의 없는 세상이 됐다. 한국에 없는 물건도 온라인을 통하면 곧바로 구매 할 수 있는 세상이다. 맛집으로 소문나면 아무리 멀어도 찾아간다. 이제 이동도 수단이 아니라 온전히 마음의 문제가 되었다. 마음이 없다면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 필요도 없지만, 마음만 있다면 아무리 멀고 험해도 시간을 내어 찾아간다. 사회적 소통도 마찬가지다. SNS를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만 모아낼 수 있다면 아무리 큰일도 이루어지는 것이 요즘이다. 세상을 바꾼 광화문 고아장의 촛불도 SNS에 몇 명의 제안으로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2.2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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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가장 신비한 일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생에 단 한번뿐인 인연이기 때문이다.그렇다 우리 무두의 고충과 어려움은 관념의 차이라고 느낀다. 많은 주위 사람이 고충으로부터 무엇을 믿고 견딜 수 있는 일은 내가 견딜수 없다면 나는 주위의 평범한 사람 대열에도 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 달렸다고 본다 마음먹기에 따라 지옥이 극락으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우리가 살면서 행복을 목표라고 믿고 살면 안 되겠다. 주빼씨의 “행복여행”에서 이야기한 행복의 조건은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2.0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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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 백설은 내리어서 무얼 하나철 이른 겹 동백꽃 무얼 하려 피느냐떠나는 걸음 가운데 눈물 좀 흘려주지백설 위 두고 간 맘 봄 되면 녹겠지만동백꽃도 한 아름 꺾어가지만 곧 시들겠지녹아서 폐인 자리에 아픈 상처 아물겠지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2.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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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자승 (20세~45세)※ 비구니 스님 모십니다(강원책임 수료)절에서 요양삼아 기도하고 소일 하며 가족 같이지내실 보살님(50~60세 전후)모십니다경기도 양평 기도 영험도량 천인사☎031)773-7746 ☞010-8777-1775
단신
서대문자치신문
2021.01.29 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