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소풍 나온 인생”

 

황 일 용 편집인

불교 경전 “처렴상정(處染常情)”이라는 말이 있다. “더러운 곳에 살아도 언제나 깨끗함을 잃지 않는 을 가르치는 말이다.
연꽃은 보고 있으면 각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서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연꽃 밭의 더러움과는 달리 연꽃의 자태, 너무나 맑고 아름다운 연꽃의 가치는 더러움을 이기고 깨끗함을 피워내는데 있다. 사람의 가치도 욕망과 집착과 어리석음으로 가득한 마음의 어둠을 닥아 눈부신 행복을 피워 내는데 있을 것이다.
상황에 쉬이 무너지고 욕망에 쉬이 이끌려 행복과는 정반대로 불행의 길을 걷는다면 사람의 가치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나”에 집착하면 어두워지고, “나”를 벗어나면 밝아진다. 뿐만 아니라 “나”에 집착하고 사는 세상은 혼탁해지기 일쑤지만 “나”를 버린 세상은 조화로운 삶에 질서를 이룰 것이다.
이 세상을 평화롭게 살다 가느냐, 아니면 혼돈의 불안 속에서 살다 가느냐는 모두가 “나”에 달린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만족함을 알고, 명상을 통해 내면의 자아(自我)와 자주 만날 수 있다면 그는 아마 행복의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 세상은 누구에게나 잠시 머무는 곳이다.
그리고 시간 또한 그리 길지 않다. 아무리 욕심내 머물고자 해도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다.
천상병 시인은 우리가 이 세상에 잠시 “소풍”나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임종 순간을 “아름다운 소풍을 끝마치는 날”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인연으로 이 세상에 와서 함께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다. 마음의 문을 닫고 살기에는 인연의 무게가 너무나 지중하다 마음을 열고 마음 나눌 때 한 생명의 아름다움은 강물처럼 유유히 흘러갈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은 불변이란 없다.” 하루에도 열 두번씩 변하는 것이 아마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우리들은 처음 믿음을 가졌을 땐 무쇠처럼 단단하고 콘크리트가 무색할 정도이다. 그러나 약간의 실망만 느끼면 그 무솨처럼 단단하고 콘크리트처럼 두꺼웠던 마음도 시간이 흐름에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될 것이다.
또한 누군가를 믿었을 때는 그 사람의 결점마저도 아름답게 보이며, 반대로 미워할 때는 그 사람의 장점마저도 밉게 느껴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가진 어쩔 수 없는 맹점이라는 사실이다.
사람의 마음을 확인코자 하려면 자신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가장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수를 범하지만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쉽게 용서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의 행위를 제삼자에 의해 배반 받을 수 있다. 또한 인간은 스스로 만든 틀속에 자신이 갇힐 때가 종종 있을 것이다.
편견의 잣대로 선을 그어 놓고 자신의 발밑만을 처다 보면 문제는 미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각을 바꾸면 여태까지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미래가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일이든 열정적으로 집중한다면, 삶 자체가 힘들거나 실망스럽지 않을 것이다.
이 모두가 일체유심(一切唯心)이며, 즉심시불(卽心是佛)(마음속에 들어있다는 뜻)이다. 즉, “부처님이 나에게 복을 박하게 주면 나는 덕(德)을 쌓아서 복을 받을 것이요. 부처님이 내 육신을 괴롭게 한다면, 나는 마음을 편안히 해서 극복해 나갈 것이다, 부처님이 내 처지를 곤궁하게 한다면 나는 도(道)를 형통하게 해 부처님이 감동해서 나를 복되게 할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 모두 삶과 죽음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볼 때 고단한 세상살이 그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저작권자 © 서대문자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