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패권 경쟁 전망과 대한민국의 外交

 

美·中관계는 현 국제관계를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자 미래 국제질서의 성격과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핵심요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중 관계는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대한 미국의 우려와 미국 압박에 대한 중국의 의구심, 상호 전략적 불신의 심화 등이 결합되어 협력과 경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복합적 관계로 진행되어왔다.
트럼프 행정부 前까지 한국은 ‘미국과는 동맹’, ‘중국과는 전략적 동반자’라는 편리한 수사를 가지고 미중 양국의 국제 관계 속에 안주할 수 있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동안 미중관계가 협력적이었고 양국의 경쟁 관계가 노골적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행정부 들어서고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은 더 이상 한가롭게 미국은 동맹, 중국은 전략적 동반자라는 입장만으로 국제질서에 대응할 수 없다.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시진핑의 중국역시 강경하게 대응함으로써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어 왔다. 시진핑 체제 이후 중국은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도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과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진핑 지도부는 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중국의 꿈(中國夢)’실현을 통한 중국식 사회주의 강대국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국제질서의 변화는 美·中 간 전략적 경쟁을 지속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미중 갈등은 체제·이념 경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최근 미중관계에서 대두된 전략적 갈등이 일시적인 변화라기보다는 탈냉전 이후 오랫동안 구조화되고 장기화된 갈등이 수면위로 대두된 것이라는 점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향후 미중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재건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미국의 ‘민주주의 가치와 제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꼽고 있으며, 동맹국과의 협력, 다자주의 참여를 통해 이를 실현할 것을 강조한다. 미국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대외정책에서 인권, 민주주의, 글로벌 규범을 중시해왔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추구하는 외교정책 수단은 다자주의와 규범외교로 규결된다.
향후 미중 간 경쟁은 구체적 이슈마다 전개될 것이며, 한국은 각 이슈별로 우리의 국익이 무엇인지를 판단하고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중 간 대립의 개별 이슈에 대해 한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등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중심으로 원칙을 확립하고 일관성있게 대응하는 외교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국익의 관점에서 미중 간 ‘쟁점 이슈별’로 해결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美·中 어느 한 쪽에 치중하는 외교를 넘어서 국제적 위상 제고와 외교적 자율성 확대를 해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미중 경쟁 상황 하에서 실리에 기반하여 각 이슈별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美·中 양국에 ‘사안별 대응 원칙과 기준’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소통함으로써 공감대를 확대해야 한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략적 방안은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고 南北의 상생을 위한 적극적인 외교전이 전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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