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을 맞으며…

 

햇살은 제법 따갑지만 유난히도 무더웠던 계절도 바뀌어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산들바람은 참 감미롭고 매혹적이라 할 수 있다. 일상의 잡다한 고뇌를 반품하고 인간의 원적은 자유라는 가설에 동의하여 끝 모를 운수(雲水)의 여정에 들고 싶다.
故 황일용 대표님이 떠나신지 반년이 지났습니다. 30개 성상(星霜) 온갖 비바람을 맞으며 자란 곡식을  수확해 곳간 가득 채우는 기쁨을 앉고 창간 당시 기대도 컸지만 우려 또한 만만치 않았었다. 모진 풍파와 시련이 다수의 우려에 동조했지만 갑자기 떠나신 故 황일용 전 발행인님은 서대문자치신문을 냉정하리만큼 모든 것을 거부하고 외면하면서 구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부단히 애 쓰셨다. 마치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 울듯이 선각자의 당당한 기품으로 오늘의 찬란한 금자탑을 쌓았다.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지 않고 정중동의 자세를 견지하며 언론의 사명을 충실히 한 결과이다.
이 모두가 서대문자치신문의 힘이고 독자의 기쁨이라고 말 할 수 있다.
형식과 포장, 노림수나 시류에 편승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는 메이저 언론에 비하면 서대문자치신문은 하찮은 존재일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지난 시절 본지의 혹독한 통고(痛苦)의 아픈 시절을 익히 알고남음이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기에 본지는 올곧은 정도 언론에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부단한 정진을 멈추지 않고 달려와 9월10일 창간 30주년을 맞은 것은 찬란한 빛이요 소금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빛나는 전리품의 획득은 전적으로 故 황일용 전 발행인 및 본지 편집인들 또한 수많은 세월 속에 거쳐 간 기자들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올곧은 언론관과 언론윤리 강령에 충실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본지에 충실하고 매진하였기에 오늘과 같은 영광의 금자탑을 쌓게 된 것이다. 너무도 곧은 까닭에 세간의 오해를 부르고 간혹 부러짐을 감수해야 했던 모진 시련도 없지 않았으나 이 난관을 용케도 극복한 본지이기에 현란한 수식어의 찬사도 아깝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자부해 본다. 또한 오목렌즈, 볼록렌즈처럼 냉정히 보면서 언론의 세상을 보는 참으로 따뜻한 시선과 균형 잡힌 시각,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할 말을 하겠다는 정신으로 충실히 이어왔다고 여길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지켜 갈 것이다.
서대문자치신문은 2년 가까이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으로 창간 30주년을 맞은 올해도 기념식을 생략하고 오직 본지의 홍보와 계도라는 양면성을 내세워 올 한 해를 조용히 맞이하려고 한다. 무대에 오르지 않은 가수는 의상에 신경 쓰지 않고,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정치인은 자신에 대한 평가에 신경 쓰지 않듯이 오래된 것이 역시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본지는 더 많은 세월을 지속하면서 특정 세력이나 특권층을 대변하는 신문이 아니라 겉과 속이 다른 언론으로 나아가지 않았음을 자부하며 초지일관 변함없이 언론의 사명을 지켜온 故 황일용 전 발행인의 뜻을 이어 오직 주민과 독자의 편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주고 목소리를 대변해 주며 각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신문이 될 것을 창간 30주년을 맞아 서대문자치신문 임직원 일동은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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