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눔의 삶

 

미운 사람을 두지 않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누구의 마음에 들지 않고 나도 누구를 미워하지 않고 그렇게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우리는 미움과 고움을 번갈아 지니면서 살고 있지 않은가. 내가 나 아닌 사람을 따뜻이 대해주고 보듬어주고 감싸 안아주고 그가 잘되기를 바라는 그런 사람이 되면 그 또한 더 할 수없이 좋은 일이 아닌가. 미워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둘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안다.
사랑 속에 미움의 씨앗이 있다는 것도 익히 알고 있다. 사랑이 없으면 미움도 없다. 사랑하기에 기대와 바람이 크기에 그에 충족되지 않으면 사람은 미움으로 변한다. 미워하는 마음은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시비에서 나온다. 내가 옳으니까 너는 나를 따라 내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한다. 그게 너와 내가 잘되는 것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보면 상대방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어서 나더러 자기 쪽을 따르라 한다.
이로 인해 시비가 생기고 시비로 인해 서로가 갈라서게 되고 미움이 생기게 된다. 세상일이란 나만 옳다든가 너만 옳다는 그런 일은 없다. 나에게도 그른 일이 있고 너에게도 그른 일이 있다. 이를 알면 시비도 없게 되고 밉고 고움도 없게 된다. 미움과 사랑이 한 뿌리에서 나온 것임을 안다면 우리는 밉고 고움을 따지기 전에 뿌리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밉고 고움이 없을 수 없다. 우리는 사랑과 미움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멀어짐이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는 어른의 말씀도 그래서 깊이 새기게 된다.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은 둘 다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어느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사랑이 생기고 미움이 생겨나지 않는가.
부자란 통장에 천문학적인 숫자에 돈을 넣어 둔 이가 아니다. 부자는 늘 베풀 것이 있는 사람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인색하고 베풀 줄 모르는 사람은 부자가 아니다.
인색할수록 낙천적이지 못하고 자아도취적일수록 자존감이 낮다고 하지 않는가.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가 나눌 수 없다는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없어서다. 언제나 마음이 비밀이다 풍요로울 때는 세상 전체를 품다가도 인색할 때는 바늘 꽂을 자리 하나 없는 마음이다. 강요해선 안 된다. 좋은 일도 강요하면 나쁜 일이 된다. 
모으면 모을수록 2% 부족하고 조금 더 모아야 한다고 재촉하는 것이 돈의 속성이다. 월급에서 1%를 떼어 좋은 일에 쓰자고 할 때 그 1%는 너무나도 크지만 나머지 99%의 월급은 언제나 쥐꼬리처럼 느끼는 이치다. 많이 벌어야만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평생 나누지 못한다. 우리가 나누지 못하는 이유는 세상의 돈, 돈, 돈 소리에 자존감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꼭 돈으로만 나눌 수 있는 건 아니다. 시간을 나눌 수도 있고 생각을 나눌 수도 있고 마음을 나눌 수도 있다. 어쩌면 나눔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태도인지 모르겠다. 누구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기 위한 것이 아니고 진정한 마음을 주고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간다면 풍요로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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