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느껴본 적 있나요?

 

어느덧 저물어 가는 신축년! 흔히 현대사회는 ‘삶이 팍팍하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현대사회를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하면 회색빛의 하늘과 땅을 보고 걷는 사람들로 쉽게 표현할 수 있다. 또 하루의 언론만 보아도 자극적인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눈이 찌프려지는 기사가 나온다.
아무래도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고 있지만 행복과 별개로 봐야할 것 같다. 그래서 직장에서 벗어나 취미를 갖거나 휴가를 다녀오거나 좋은 식사를 하거나 요즘 유행어인 금융치료를 받는다고 하는데, 즉 만사의 병인 스트레스는 쇼핑 등 돈을 쓰는 것으로 해결되어 병이 낫는다는 표현도 있다. 하지만 행복은 무언가 행위나 행동에서 오는 건 아닌가 보다. 힘들고 외면하고 싶은 일을 벗어나 다른 일 즉, 취미, 휴가. 식사, 쇼핑을 하는데 그것을 벗어나면 다시금 찾아오는 하기 싫음, 우울, 압박, 짜증, 화 등 부정적인 면과 마주하게 된다.
주변에서 ‘언제 가장 행복해?’ 라고 물을 때 무언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할 때라고 말한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단지 일상을 열심히 살고 계속 무엇을 해야 뒤처지지 않고 나 스스로 만족하니까 했던 행동을 괜히 포장하려고 신경 쓴 나머지 행복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것은 행복한 감정보다 오히려 과정에서 오는 압박과 고통을 견딘 후련함, 성취감이 더 맞다. 다시 주변에 언제 행복한지 물었을 때 대답은 창문을 보며 커피 마실 때, 일주일을 정리할 때라고 했다. 그게 뭐가 행복인지 공감이 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무언가 자꾸 고군분투하느라 복잡해진 머릿속이었고 자꾸 상황에 초점을 맞추느라 감정과 기분을 잊고 살았나 보다. 감정과 기분이 온몸으로 전율처럼 와 닿은 일이 있다.
큰돈 쓰지 않고 사람에 치이지 않는 곳에서 며칠 동안 자연을 보고 좋은 음식을 먹고 함께 추억을 쌓고 여행에서 돌아와 남은주말을 보내는 그때, ‘결과를 떠나’ ‘모든 해야 할 일을 정신없이 끝내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놀고’ 돌아오니 창문에 비춰진 햇빛에 아 ‘행복하다’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이 감정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햇빛에 비춰진지 몰라도 온몸이 찌릿하면서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런 ‘감정’과 ‘기분’을 느끼는 것은 참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행복이란 온갖 해야 할 일과 할 것을 끝내고 누군가와 싸움 없이 안정적인 쉬는 시간을 보내고 되돌아 볼 때 행복하다고 스스로 정의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제 조건인 할 일을 다하고 행위나 행동 즉 여행이 아니라 거기서 느낀 기분이 중요한 것이고 해야 할 일의 결과에 상관없이,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기분 좋은 시간과 쉼을 함으로써 사박자가 맞춰져야 이뤄지는 ‘감정’을 말하고 싶다.
행복은 추상적이고 잡히지 않아 기준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지만 불교에서 행복은 모든 것에서 벗어나 어떤 영향을 받지 않고 괴로움이 사라진 상태인 열반과 해탈이라고도 말한다. 해야 할 일의 결과라는 괴로움에서 떠나 평온하고 온화한 감정을 느낌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감정은 또 일상을 살아가야하는 이에게 힘을 준다. 여러분은 단순한 ‘쾌락’이 아니라 어떤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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