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품고 사는 것은
마음에 독을 품고 사는 것과 같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 그런데 실제로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아갈까?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표정에서 알아 볼 수 있다. 행복한 사람은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늘 찡그린 얼굴이다. 
여기서 한번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늘 웃는 편인가. 아니면 찡그리는 편인가? 늘 웃고만 산다고는 쉽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웃는 얼굴이다가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불쑥 화가 나서 자신도 모르게 찡그린 얼굴이 되기가 다반사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화를 내는 걸까? 무엇이 우리를 화나게 하는 걸까?
시기, 절망, 두려움 등은 모두 우리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는 독이라 했다. 그리고 이 독들을 하나로 묶은 것이 ‘화’라 했다. 그러나 마음 속에 화가 있으면 그 독성 탓에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다. 
화는 평상시 우리 마음속에 숨겨져 있다. 그러다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갑작스레 마음 한가득 퍼진다.
잔뜩 화가 난 사람은 신랄한 말로 상대방을 마구 공격한다. 그가 쏟아내는 악담은 듣는 이를 거북하게 만들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실 그와 같은 행동은 그가 매우 고통 받고 있다는 증거다. 마음속에 독이 가득 퍼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화를 낼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단지 화를 내고 있는 것이지만 그때 내 마음속엔 나도 모르는 사이 독이 가득 퍼져 있는 상태다. 이것은 내가 화를 낼 때도 내 옆의 누군가가 화를 낼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기에 우리는 화내는 사람 곁에서 ‘왜 나한테 화를 내’? 하고 더 크게 화를 낼게 아니라 지금 그 사람 마음속에 고통스러운 독이 있음을 느껴야 한다. 이것은 누구나 똑같기에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연민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화가 났을 때는 내 마음을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화는 날감자와 같은 것이라 했다. 감자를 날것 그대로 먹을 수는 없다. 감자를 먹기 위해서는 냄비에 넣고 익혀야 한다. 
화도 마찬가지다. 당장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괴로워할 것이 아니라 일단 숨을 고르고 마음을 추슬러야 한다. 상황을 파악하여 무엇이 나를 화나게 했는지. 상대방이 내게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와 내가 무엇 때문에 싸우게 되었는지 헤아려야 한다.
화가 났을 때는 무엇보다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는 예기치 못한 큰일을 당해 생길 수도 있지만. 대게는 일상에서 부딪치는 자잘한 문제 때문에 일어난다. 따라서 화를 다스릴 때마다 우리는 일상에서 잃어버린 작은 행복들을 되찾을 수 있다.
부처님은 화를 다스리기 위해 우리에게 유용한 도구들을 전해 주셨다.
예를 들어 의식적으로 호흡하기, 의식적으로 걷기, 화를 끌어안기, 그와 나의 내면과 대화하기 등이 있다. 그러한 도구들을 사용하면 우리는 마음속에서 화가 일어날 때마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내가 있는 플럼빌리지에서는 이러한 것을 ‘씨앗을 골라 물주기’라고 한다. 
그곳에서는 우리의 마음을 밭에 비유한다. 그 밭에는 매우 많은 씨앗이 있다. 기쁨, 사랑,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씨앗이 있는가 하면 짜증, 우울, 절망 같은 부정적인 씨앗도 있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부정적인 씨앗이 아니라 긍정적인 씨앗에 물을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평화의 길이며, 행복을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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