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패스 찬·반론

 

한 상 림 작가
시인, 작가, 한국예총 전문위원

백신 접종으로 사망한 피해자 가족과 학부모 단체, 의사 단체 등이 정부 방역 정책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섰다. 정부에서는 방역 패스 정책에 대한 국민의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 보니 서울지역 마트와 상점, 백화점에 적용됐던 방역 패스 효력을 잠정 중단하였다.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으로 감염자 1-2만 명을 예상하여 미리 차단하려는 정부 입장이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하는 국민의 입장이나 곤란한 것은 마찬가지다. 여하튼 백신 접종 후에 사망하여 가족을 잃은 사람은 얼마나 황당하고 억울하겠는가? 아직도 정부에서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을 인정한 사례가 거의 없다.
지난 연말 필자의 가족 역시 부스터 샷을 맞고 나서 8일째 갑자기 돌발성 난청이 와 새해를 병실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돌발성 난청은 발병 후 2-3 일 내로 입원하여 치료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처음엔 동네 병원에서 2일간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갈수록 아예 들을 수가 없어 급하게 종합병원에 일 주일간 입원하여 각종 검사와 고농도 스테로이드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퇴원 후 여전히 난청으로 인하여 지금도 고통스러운 날을 보내고 있다. 
돌발성 난청 역시 백신 접종 후의 후유증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전혀 한 번도 귀로 인해 병원에 다닌 적이 없는 데다가 갑자기 그런 증상이 나타나서 질병 본부 홈페이지에 신고하였다. 다음 날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는데 당사자가 신고하면 그저 ‘단순신고’라서 의사가 직접 질병 본부 홈페이지 병·의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줘야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주치의는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도 없고, 아직 논문으로 발표된 사실이 없다며 곤란해하였다. 주위에 알아보니 돌발성 난청이 백신 접종 후 와서 고생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다리로, 허리로, 혹은 여러 가지 취약한 신체 부위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을 하였다. 그나마 시간이 지나서 나아지면 다행이지만, 평생 난청으로 와우수술도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다.
여전히 백신이 죽음의 약이었다는 희생자 유족의 눈물겨운 집회를 정부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건지 궁금하다.
주변을 돌아보니 오히려 아예 1차부터 백신 접종을 받지 않고 집에서만 있다는 사람도 있다. 나름대로 백신 부작용의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부득이한 사유로 피할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말기 암 환자로 시한부 생을 사는 중환자들도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만약에 호스피스병원이나 요양병원 혹은 응급실에 가야 할 때를 대비하여 어쩔 수 없이 백신 주사를 맞아야 한다. 
난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중환자실 환자에게 백신 접종은 무리한 걸 알면서도 정부 정책에 따라야만 한다면 과연 옳은 정책인지 묻고 싶다. 물론 하루빨리 코로나바이러스 전쟁이 종식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계속 진화하고 있는 바이러스로 공포 속에서 2년을 보내고, 아직도 우리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국민 나름대로 방역 의무를 잘 지키고 있는데, 방역 패스로 인하여 모험하듯 목숨을 내걸고 백신 접종을 받았다가 사망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일까? 
무엇보다 소중한 국민의 안전이 우선이다.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 마련의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바이러스와 전쟁에 대한 차별화한 방역 패스 적용을 고려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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