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었다는 것

늙는다는 것은 외로워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외로우면 뭐, 어떻습니까. 인생이란 어차피 외로운 것인데, 외로움을 아픔으로 받아들이면 아픔의 통증은 멈출 날이 없지만 외로움을 인생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냥 아침에 눈을 떠 하늘을 바라보듯이 외로움을 바라보며 살아가면 될 뿐이다.
횡단보도를 노인이 느리게 건넌다, 큰 키에 약간 휜 등, 노인은 신호등이 점멸 되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 한 생을 힘들게 살았으니 그 세월의 무게가 얼마나 크겠나. 나는 노인의 처진 발걸음을 세월의 무게 탓이라고 생각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 차가 크게 경적을 울린다.
노인은 경적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의 그 느린 걸음으로 걸을 뿐이다. 아마 이 글을 읽은 사람이면 필자와 똑같이 이런 광경을 수없이 보았을 것이다.아마 그 노인의 발걸음과 황단보도의 길이는 한 평생의 길이 만큼이나 되는 것만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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