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에세이 하기

 

용맹스러운 호랑이 기운을 받으며 시작된 새해 아침에 덕담처럼 내게 다가온 문장들은 지난해 많은 사람들이 읽었던 에세이 제목들이다. 그 제목들이 각자의 ‘나’에게 걸어오는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내가 맞이할 새해 청사진이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가까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상처를 받을 수도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나에게서 벗어나 스스로 상처 부위를 보여주는 용기와 그에 대한 사과를 웃으며 받아줄 수 있는 여유로움을 찾아 떠나보자.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어’ 밥상머리 교육에서부터 모든 사람에게 잘하고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배웠지만 현실은 공식대로 움직이지 않는 법, 그래서 착한사람 콤플랙스에서 벗어나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사람에게만 진정한 ‘나’를 보여주겠다는 과감한 다짐을 해보자.
‘별로여도 좋아해줘’ 너무나 어려운 주문이지만 상대방이 주제를 파악하고 다가오는데 너그럽게 받아주지 못할 수는 없으리라. 나의 마음이나 상황을 솔직하게 말할 때, 별로였던 ‘나’가 별나게 보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보자.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다른 사람의 어깨는 잘 토닥여 주면서 정작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열심히 견뎌온 ‘나’에게 사랑과 격려가 담긴 토닥토닥 한 보따리를 선물해 보자.
그냥 하지 말라, 내 인생에서 어느 것이 더 유리할까 늘 저울질만 하다 보면 불리가 자꾸만 따라오는 것만 같다. 그럴 땐 번지 점프할 때 온몸을 던지듯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단호함을 가져보자. 비울 때 새로운 에너지가 들어와 생각지도 못한 일을 할 수도 있으니까.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일정한 생활 패턴 속에서 쉼 없이 달려왔다면 오늘은 나만의 정기휴일이라고 당당하게 말해 보자. 그리고 낯선 동내를 산책하거나 즐겨 찾지 않던 영화나 책을 보면서 쉼이 숨 쉴 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만끽해 보자.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애쓰며 살다 보면 내 주변의 별들만 빛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작은 별들이 저마다 자기 깜냥만큼 반짝거리듯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만의 빛을 발해 보자. 그 빛이 자기만족이라는 별자리를 만들어 반짝반짝 빛나고 있을 테니까.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반려견이나 반려화를 키워봤지만 ‘나’를 정성 들여 키워본 사람들은 많지 않을 듯, 대화도 나누고 음악도 들려주면서 애정을 갖고 키운 ‘나란 식물, 피는 꽃의 빛깔과 향기, 열매의 크기와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바라볼 때의 희열은 그 무엇에 비길 수 없으리라. 바람도 햇빛도 수분도 온전히 ‘나’가 준 것이기에. 이제 여러분은 어떤 제목을 선택지로 삼아 ‘나’를 찾아가는 한 해를 만들어 올 한 해를 마감할 때 우리 모두의 에세이 제목이 잘했고 잘 하고 잘 될 것이다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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