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 위선된 마음 먼저 보아야

거울은 흔들림 없이 맑은 상태를 보존해야 아름다움과 추함을 그대로 비춰낼 수 있으며, 저울은 흔들림 없어야 가벼움과 무거움을 잴 수 있다.
자신의 참모습을 본 사람이 과연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아마도 아무도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주위에는 거울도 있고, 사진과 동영상도 있어서 겉모습은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거나, 사진과 동영상을 담아두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그것이 자신의 모습일까 하고 의구심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거울이든 사진이나 동영상이든 모두 남이 나를 봐준 것이지 내가 육안(肉眼)으로 나 자신을 본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평생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살아갈 운명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세상에는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제 잘난 맛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남에게 어떻게 투영되든 전혀 상관치 않고 높은 사람이나 권력자의 이름들을 자기와 연관 지어서 살아가고 있다.
사람이 절해(絶海)의 무인도에서 산다면 모르되.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면 타인의 인식과 사고에도 일정한 관심을 기울이면서 행동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자신의 변명만을 늘어놓는다면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할 일이 아니다. 
가끔 우리는 장례식에 참석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고인(故人)의 평소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면 늘 깊게 회상되는 것은 그 사람의 지위나 직함, 또는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평가하게 된다. 조문객을 보면서 그 사람의 인격과 힘을 실감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사람의 운명이란 참으로 한 치 앞도 모르는데, 이 세상에 살면서 거짓과 허세만을 부리며 살아가는 사람이 불쌍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도 언젠가는 모두 고인(故人)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 둘러선 조문객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회상될까? 우리의 자리가 실로 안타깝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될까? 아니면 그렇게 애석할 것도, 연연해 할 것도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사람으로 남아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들 때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거짓 모함보다, 자신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죽은 후에 평가되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거짓과 모함보다 자신의 자아(自我)를 먼저 인식하려는 자세를 가질 때만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거울에 우리가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게 되지 않을까.
우리는 살다보면 엉뚱한 방향으로 살아가게 될 때도 있고 때론 자신의 삶에 당황하게 되고, 장애물에 가로막혀 어쩔 줄 모르고 상황에 봉착하게 될 수도 있다. 이제라도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 본 후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없는 험담과 헛돈 소문을 실어 나르지 않는 깨끗한 마음으로 냉철하게 생각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다시 한 번 비춰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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