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 물을 주는 정치

봄비가 많은 양은 아니지만 촉촉하게 내렸다. 오미크롬으로 인해 많은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사망자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이때, 군데군데 산불로 인해 많은 재산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모두가 빨리 산불이 꺼지기만을 바라고 있다. 오랫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이 지쳐 있는 가운데 누군가의 실수로 인해 번져가는 산불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날씨가 건조하고 강풍도 불어 불길도 잡히지 않고 많은 이재민을 내고 있다. 불길도 꺼질 줄 모르고 며칠째 하염없이 타고 있다. 불길을 잡으려 애쓰고 있는 정부와 종사자들을 보며 국민들은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 가운데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은 사상 처음 많이 참여했고 20대 대통령이 결정됐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경제가 안정되고 잘살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기를 염원해 본다. 그래도 다행히 비소식이 있어 기대를 하고 마침내 내린 비와 함께 9일째 번지고 타던 산불도 꺼졌다. 촉촉이 내린 비로 꽃밭에는 나무와 꽃들의 뿌리를 적셔 그들을 생기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뿌리와 만나지 못한 물들은 땅속으로 스며들고 만다. 그러나 아무리 땅속으로 스며들어 나무나 꽃들에게는 소용없는 물이 됐을지라도 그 물들은 땅속에 살고 있는 어떤 생명체, 그 생명체에게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
 꽃밭에는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물을 주어야 한다. 꽃밭에 내리는 비를 보면서 땅위에 올라와 있는 꽃과 나무들만이 아니라 땅속에 숨어 있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생명체, 그런 생명체도 소중하다. 땅위에 올라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우리를 기쁘게 하는 꽃과 나무들만이 행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땅속 어두운 곳에서 살고 있을 그 어떤 생명체들도 삶의 행복을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번에 누군가와 이야기 끝에 정치 이야기가 나오고 결국 얼굴을 붉히고 말았지만 정치에 관해서는 서로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한 사람과는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날 서로 얼굴이 붉어져 못다한 이야기는 그냥 살던 대로 사는 삶이 싫기 때문이다.  지금 살고 있는 세계에 만족한다면 화가 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세계, 지금과는 다른 세계, 그런 세계가 그리워 끊임없이 다름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 바라는 세계, 지금과는 달라져야 하는 세계는 땅속 깊이 숨어 있지만, 메마른 꽃밭에 물을 주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꽃을 피워내고 열매를 맺게 하는 그런 생명체, 바로 그런 모든 생명체들이 행복해져야 한다. 
여태까지의 정치는 그런 행복을 주지 못해 선거를 경건하게 바라보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가 열리기를 기대하고 새로운 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선거를 통해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지리라 기대하면서도 언제나 우리는 배신을 당해왔다. 그러나 국민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투표를 했던 이 나라의 대통령 당선자는 마음을 읽어 메마르고 메마른 이 땅에 이 나라 국민들의 가슴속 깊은 곳까지 수북이 물을 뿌려주는 그런 정치를 해 주기를 국민들은 바랄 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을 찍었지만 서로 순간의 선택은 달라 밉겠지만 그래도 마음은 하나같이 잘사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읽어 주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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