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보자

 

민주당 지지자 중 상당수는 민주당 후보에게 애착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 상당수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후보에게 애착을 갖다 보면 국민의힘 후보가 더욱 미워지고, 국민의힘 후보에게 애착을 갖게 되면 민주당 후보가 더욱 미워진다. 선거가 끝나면 자기가 애착을 가진 후보가 낙선했을 경우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인간은 아주 작은 연결이나 관계를 통해 애착을 쌓는다. 우리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특정 정당,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 지지란 애착으로 발전하고 애착은 집착이 되고 집착은 고통이 된다. 선거 후엔 많은 사람이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린다.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가 낙선하면 마치 자신이 낙선한 것 같은 실망과 좌절을 경험한다. 우리나라는 정치에 지역갈등이 개입된 국가다. 5년에 한 번씩 선거가 끝나면 지역적으로 한 곳은 축제 분위기이고 한 곳은 침울한 분위기가 한동안 지속된다.
우리는 내 편을 당선시킨다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거는 운동경기가 아닌데도 자기편 선수가 이기기를 간절히 바라듯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유권자는 마치 주주가 CEO를 선발하듯이 민주당 후보, 국민의힘 후보를 놓고 고민했어야 한다. 우리는 마치 주주가 두 명의 사장 후보를 놓고 누가 누가 우리 주주에게 더 이익일까를 고민하듯이 투표를 해야 한다. 거짓말까지 해 가면서 한 명의 사장 후보를 매도하면 결국 주주의 손해다.
국민이 정치로 인해 고통을 받을 때 정치인은 이익을 본다. 수명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정치인은 수명이 긴 직업이다. 남에게 고통을 주고 자신은 고통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정치인이 장수한다고 농담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해서든 이기기 위해 온갖 모함과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보다 그로 인해 고통을 겪는 국민이 더 많다. 자기편이 이기기 위해 온갖 모함과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 언론인도 정치인과 다를 바 없다.
 깨달으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으려면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떠나야 한다고 설한다. 선거가 누가 덜 나쁜가의 판단이라면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덜 나쁜 후보인 것이다. 다만 수학문제와는 달리 여기에 정답은 없기에 우리는 투표를 통해서 결정한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떠난다고 해서 “둘 다 똑 같다”라는 식의 양비론에 빠지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워하는 마음은 문제지만 사랑하는 마음이야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얼마나 많은 문제가 사랑 때문에 생기는지 모른다. 내 편 정치인을 너무 사랑하다 보니 상대편 정치인을 미워하게 된다.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제 앞으로 5년 동안 윤석열 당선자에 대한 사랑의 감정, 미움의 감정을 떠나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당선자를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말아야 하는 이유는 민주당을 위해서도 아니고 국민의힘을 위해서도 아니다. 나를 포함한 우리 국민의 정신, 건강, 행복, 이익을 위해서다. 윤석열 당선자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을 떠나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보자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떠나 대통령을 비판하고 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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