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안정이 우선

 

한 상 림 작가
시인, 작가, 한국예총 전문위원

“지금은 비상 상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비상 경제 민생회의에서 한 말이다. 정부는 민생 안정에 사활을 걸어야 하며, 국민과 연대를 통하여 하루속히 위기 극복을 위한 총력 대응을 하라고 지시하였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로 인한 지지율 하락은 여러 가지 인사 논란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경제 위기로 인한 민생이 갈수록 불안하기 때문이다. 신임 정부가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여도 미흡하고 성이 금방 차지 않는 게 당연하다. 
취임 후 두 달이 지나자마자 지지율 하락에 대한 평가를 언론이 들썩이면서 국민은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국민은 예리한 눈으로 정치인들의 말과 언행을 지켜보고 있다.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이지 자기 실리를 위해 하는 언행인지 알아차리고 지지하게 되기 때문에 신뢰감과 진실성을 보여 주어야 한다. 대통령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가 국민과 초점을 맞춰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또한 국민은 대통령과 정부를 믿고 좀 기다려주어야 한다. 어떤 정책을 만들어 놓고 시행을 하기도 전에 비판부터 하는 것은 정부를 불신하고 방해하는 행위일 뿐이다. 
정부의 당장 시급한 문제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을 해결하고 서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마와 폭염, 코로나 재유행까지 겹쳐서 이중 삼중고를 겪는 서민들을 위해 몇 가지 문제를 잘 풀어가지 않으면 지지율은 앞으로 더 하락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지지율 하락에 신경 쓰지 않겠다고 하지만, 지지율 하락은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서 그동안 고집해 온 주장들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반발하는 자영업자들 입장과 임금을 올려야 살 수 있는 노동자 입장은 대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식자재값이 올라가도 음식값을 올릴 수 없는 자영업자에게 시급 9,160원은 부담이 간다. 
시급뿐 아니라 그에 따른 4대 보험금까지 포함하니 수입보다 지출이 더 큰 데다 임대인은 가게 임대료까지 올려 받게 되니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저임금을 기존 방식으로 일률적으로 정할 게 아니라 산업별로 구분해서 정해야 한다.
밥상 물가 대책으로 수입 농축산물 해외수입을 대폭 늘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소고기, 닭고기 등 7개 품목에 대하여 긴급 관세를 0%로 감면해 주겠다고 하자, 국내 농축산물 업자들은 민생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항의 시위를 하였다. 
유가(油價)가 오르니 비상 대책으로 정부에서 세금을 인하해 주었지만, 여전히 피부로 느끼는 체감온도가 비싸다 보니 경유를 직접 만들어 몰래 판매하다 걸린 업자도 있다. 정부에서는 기름값을 잡기 위한 유류세 탄력세율 한도 확대도 추진한다고 하였다. 
청년 세대의 금리 부담 경감, 공공 임대주택 임대료 동결 연장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집중 지원을 강조하고 민생 문제에 전념하여 이를 정면 돌파하겠다 한다. 
이런 정부의 새로운 각오를 믿고 좀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국민의 태도도 필요하다. 그리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구조 조정으로 풀어가려는 노력을 보이고, 각 부처 장관들과 독대하면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니 모두를 만족시킬 수야 없겠지만, 서민의 눈높이에 최우선으로 맞춰 주었으면 한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대기업 정책에 중점을 두고 감세 등 우호적인 면을 보였지만, 이제는 서민을 향한 정책에 더 중점을 두고 초심을 잃지 말고 잘 이끌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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