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을 맞으며…

만약 누군가 실패로 삶을 접는다면 영원히 실패한 사람이 되고야 만다. 과정을 포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실패해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실패의 굴레를 벗어날 수가 있다. 실패는 여전히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고, 여전히 열심히 생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은 다음에 오는 계절에게 때론 숙제를 남길 때가 있다. 봄은 ‘여름에게 성숙을’ ‘여름은 가을에게 결실을’ ‘가을은 겨울에게 침묵을’ 남기를 명령한다.
서대문자치신문이 창간 31주년을 맞았다. “서대문자치신문은 특정 세력이나 특권층을 대변하는 신문이 아니라 오직 주민과 독자의 편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주고 목소리를 대변해 주며 정보 욕구를 충족시키는 신문”이라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권력이나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주민과 독자의 편에 서서 정론의 길을 의연하게 걸어가겠다”며 굳은 의미를 밝혔다.
서대문자치신문은 책임 있는 지역 언론으로서 서대문지역 경제에 화력을 불어넣고 나아가 지역발전을 견인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해 나가겠다. 
지역에서 31년 동안 신문을 발행하면서 독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는 시대의 문명(文名) 또한 얻는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서대문자치신문은 그 당당한 기품으로 서른하나 성상(星霜)에 찬란한 금자탑을 쌓게 되었다. 이는 독자들과 서대문 구민의 힘이고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신문사를 운영하며 어려웠던 때도 있었지만 오직 신문이 독자에게 주는 사명감 때문에 어려움에도 31년간 지켜왔기에 오늘에 기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언론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기에 그 창에 빨·주·노·초·파의 색깔이 깔려 있어도 세상을 보는 창을 통해 투명하고 밝게 보는 언론으로 남기 위해 다짐해 본다. 또한 구청장이 구민을 위해 좋은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지휘자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는 데 일조를 담당할 것이다. 
무대에 오르지 않는 가수는 의상에 신경 쓰지 않고,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정치인은 자신에 대한 평가에 신경 쓰지 않듯이 오래된 것이 역시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본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정이 가는 오래된 존재가 우리 주위에 많을수록 삶이 따뜻해진다. 존경할 수 있는 어른들이 많을수록 공동체가 안정되며, 그냥 빛나는 젊음과 달리 삶의 풍상을 겪은 인생과 온유한 지혜를 깨닫게 하여주신 어르신들이 많이 있기에 비로소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일이라 생각한다. 오래된 신문이 많을수록 지역의 소식도 그때그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바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동여매어 바느질할 수 없듯이 이제부터 차근차근히 자신을 헌신하며 봉사로 실천하면서 남을 먼저 배려하고 필요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주는 일을 해 나갈 것을 다짐하면서 생활 속에서 정진해 나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 나만의 향기, 나만의 개성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주인이 되기를 주문해 본다. 또한 균형된 시각으로 정론(正論)을 제시하고 각종 변화와 흐름을 독자들이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옳고 그름에 생성되는 발전적 사고를 찾고 나은 서대문자치신문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명실상부한 언론의 기능과 역할 및 소명을 다하면서 서대문구의 발전에 한 몫을 다하는 지역의 토양이 되는 서대문자치신문이 될 것을 다시 다짐해 본다.
박은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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