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도, 허선혜 극작가의 희곡 작품 2편 낭독 공연

서대문구가 신촌문화발전소(연세로2나길 57)에서 창작과정지원 ‘오늘의 희곡 2022’을 선보였다.
이는 신촌문화발전소와 극단 ‘돌파구’가 협업해 새로운 세대의 창작자를 소개하고자 마련한 프로젝트로, 청년 극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탐구하고 무대화해 동시대의 의미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자리였다.
12월 1일부터 3일까지는 이홍도 극작가의 ‘구미식’, 8일부터 10일까지는 허선혜 극작가의 ‘테이프에 연필 꽂기’ 등 두 편의 희곡을 신촌문화발전소 공연장에서 낭독 공연했다
이홍도 작, 전인철 연출의 ‘구미식’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유리동물원’의 주인공이 원작 이후 가족을 떠나 가상의 도시 ‘구미’에서 맞는 삶을 상상한다. 가상의 인물 ‘톰 윌리엄스’가 겪는 위기와 탈선 그리고 작품 속 ‘행복한 동상’과의 대결 구도를 다뤘다.
이 작품은 ‘이홍도 자서전-나의 극작 인생’, ‘2032 엔젤스 인 아메리카’ 등을 통해 독창적 행보를 이어온 이홍도 작가가 새롭게 집필한 작품이다. ‘유리동물원’, ‘행복한 왕자, ’보이체크‘ 등의 작품을 소재로 삼은 블랙코미디 희곡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이홍도 작가는 작품을 통해 주류와 비주류, 진짜와 가짜 등을 키워드로 다각적인 질문을 던진다. 2018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젊은비평가상 수상, 2020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에 이어 최근 제13회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부분 수상으로 주목받았다.
허선혜 작, 전인철 연출의 ‘테이프에 연필 꽂기’는 미래의 실버시티가 배경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 ‘앨리’는 실버시티에 거주하는 고객 대신 말을 전달하는 대리인으로, 어느 날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가상인간 ‘홀론’과 함께 살며 오로지 남들이 시키는 대로 살아 온 자신의 존재 가치를 고민한다.
이 작품은 허 작가의 신작으로 “지금의 나를 잘 만들어 미래의 나를 행복하게 해주면 어떨까?란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또한 “오롯이 ‘나’를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존재와 비존재, 물질과 비물질 사이를 탐구하는 허선혜 작가는 작품 속 특유의 함축적 언어와 시적 구성이 돋보인다. 청소년극 ‘햄스터 살인사건’(2014)으로 데뷔한 뒤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2022), 청소년극 ‘트랙터’(2022), ‘영지’(2019), ‘병목안’(2018) 등을 발표하며 폭넓은 작품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오늘의 희곡’ 연출을 맡은 전인철은 “‘오늘의 희곡’은 극작가를 떠올리게 하고, 극단을 돌아보게 만들며, 동시대를 생각하게 한다”고 공연을 소개했다. 이어 이번에 진행될 두 작가의 희곡에 대해 “‘나’를 만나는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이홍도 작가는 구미라는 공간의 정체성을 통해 ‘나’를 다시 바라보고, 허선혜 작가는 앨리가 마주하는 다양한 시간의 층위를 거치며 ‘나’를 만난다”고 전했다.
전인철 연출은 2006년 ‘고요’로 데뷔 후 ‘나는 살인자입니다’,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했다. 동아연극상과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각색·연출한 연극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원작 김보영)가 월간 한국연극이 뽑은 ‘2021 공연 베스트 7’,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2021 올해의 연극베스트3’에 오른 바 있다.
신촌문화발전소 창작과정지원 ‘오늘의 희곡 2022’은 인터파크(1544-1555)에서 예매 가능하며, 티켓 가격은 전석 1만 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신촌문화발전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대문구 신촌에 위치한 신촌문화발전소는 청년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청년예술인 창작 기반 마련 및 예술 활동 촉진을 위한 ‘신촌문화발전소 창작과정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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