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언어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불망어(不妄語)는 거짓말하지 말라고 불교에서 한 말이다. 불망어는 단순히 거짓말만이 아니라, 말 그대로 망령된 말의 종칭이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 자신의 잘못을 숨기고 지위를 이용해 거짓말과 음해, 흑색선전을 서슴치 않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언어는 탐욕을 운반하는 매개체로 사용되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눈 아래 붙은 티끌은 보지 못하고, 자신의 허물보다 남의 잘못을 들춰내는 데 익숙해 있는 것이 많다.
거울은 흔들림 없이 맑은 상태를 보전해야 아름다움과 추함을 그대로 비춰낼 수 있으며, 저울은 흔들림 없어야 가벼움과 무거움을 잴 수 있다.
거울과 저울처럼 맑고 투명하고 흔들림 없이 제자리를 지켜왔다.
극심한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로 도덕적 붕괴와 정신적 파탄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음의 문을 열고 진정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
인생은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죄와 실수를 범하지만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용서치 않으면서 자신의 잘못은 쉽게 용서하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정치권에서 말이다. 그러나 언젠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제 삼자가 비판할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자만이 참된 삶을 영위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말들을 한다. 또한 숱한 언어들도 알고 있다. 하나 언제 어느 때 꼭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에게 어려움이 닥쳤다고 해서 없는 말을 만들어 남을 모함한다면 그것은 크나큰 죄악이다.
옛말에 “인과응보”란 말이 있다. 자신이 남에게 뒤집어씌운 죄에 대해 언젠가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뜻이다.
이제라도 남을 모함했다면 반성하고 속죄함으로써 인과응보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 어두운 그늘에서 자신을 자책하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며 살아야 하겠는가?
이제 누가 누구를 탓하기보다 각자 자신부터 냉철히 되돌아보면서 혹시나 자신의 잘못된 말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알아야 한다.
억울한 누명 속에 자신의 결백함을 호소하는 기나긴 시간 동안 그의 외로운 투쟁과 고독함은 과연 누가 알아줄까?
그 어둠의 긴 터널 속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길 바랄 뿐이다.
다만 우리가 불행한 것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잃지 않으려면 남을 사랑해야 한다.
사는 동안 살다가 삶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물질이든 명예든 이곳에 잠시 머무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이다.
평소 타인에게 베푼 덕행만이 시간과 장소의 벽을 넘어 오래도록 나를 잊지 않을 것이다.
다른 꿈을 접어두고 그저 오는 대로 가는 대로 편안히 마음을 비우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왕궁처럼 어마어마한 대궐에 산다고 해도 사람들이 없으면 빈집에 불과 하지만 천막에 살아도 사람들이 많다면 그 사람은 이생을 잘 살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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