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잠
이소윤
종일 햇살 놀다간 자리에
저녁달이 차올랐습니다
산 넘고 강 건너가신 우리 어머니
가끔 산 넘고 강 건너 다시 돌아오십니다
내 달 잠 깨울까 봐서
소리 없이 달그림자로 서성이다가
내가 놀라 깨어보면
어머니가 안 보입니다
올여름 그 자리에서
달그림자로 사위어 버립니다
어머니, 왜 한 사람은 잠들어 있고
여기 또 한 사람은
잠들지 못하고, 깨어있지도 못합니다
서대문자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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