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된 흉악범

아무리 마음이 바다처럼 넓은 사람이라고 해도 상대방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과부사정 과부가 알고, 홀아비 사정 홀아비가 안다고 같은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상대방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아는 것이다.
계모 밑에서 온갖 학대를 받은 사람이 중2때 가출을 하여 전전하다가 광부로 일을 하게 된다. 그는 업주와 분쟁이 일어났을 때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며 자살을 기도하다가 불발로 끝났지만 그 바람에 징역 3년 형을 살고 만기출소를 했다. 그러나 다시 삼청교육대로 끌려가 4주 교육을 받고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해서 감호 2년을 받고 청송보호감호소에 들어갔다.
저주와 원망으로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날 “세상이 당신을 버려도 신앙으로 마음을 잡으세요” 하며 눈물로 기도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열리고 새로운 길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는 요즘 ‘갇힌 자에게 복음을, 풀린 자에게 사랑을’을 구호로 종파를 초월한 ‘담안(교도소담안이라는 뜻)선교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곳 부목사 전도사 집사 등 모두 전과자 출신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법적으로는 형을 치르면 그 죄는 삭제 되지만 사회는 따뜻하게 맞아 주지 않기 때문에 오갈 데 없는 그들은 범죄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된다. 그는 이들에게 쉴 자리와 일자리를 만들어 다시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되지 않게 도와주는데 서로 친형제 이상의 정을 주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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