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두며

 

문혜관  시인


흑과 백이
노란 바둑판 위 실선 따라
서로를 응시한다
죽이고 살리고
살리고 죽이고
때론 포로를 생포한다
흑과 백이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백돌만 놓이면 찬바람이 인다
흑과 백이 마주하여야 
생기가 돈다
서로 상처주지 않고
서로 하나인 목숨 쉬 
죽이지 않고
승과 패가 갈려도
바둑판 위에 
웃음과 질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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