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사랑의 마음은 기록으로 남겨라

살아가면서 우리는 타인에게 지극한 고마움을 느끼는 때가 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있다는 사실이 그리도 고마울 수가 없다. 우리는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한다. 그 사람이 지금 살아 있고, 나의 곁에 있으며, 어려울 때마다 나에게 힘이 되어주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깊은 감사를 느낀다. 이제부터는 그러한 경험을 하게 되면 반드시 그 경험을 이용하길 바란다.
그러한 때를 진짜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혼자 떨어져서 조용히 생각에 잠겨야 한다.
당장 그 사람에게 가서 “당신이 내게 있어주어서 감사하다.”라고 말하지 말자. 바로 그순간, 혼자 조용한 곳으로 가서 감사의 마음에 깊이 잠기자. 그리고 그 심정을 글로 적는다. 자신의 심정을 가장 솔직하게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지극한 고마움을 느끼는 때가 바로 깨달음과 자각의 지혜를 얻는 순간이다. 그 순간 우리 의식의 깊은 곳에서 그러한 것들이 발현된다. 그러나 화가 났을 때는 그런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 우리 안에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므로 그러한 마음을 글로 적어서 잘 지니고 있다가 이따금 꺼내서 다시 읽어보아야 한다.
반야심경은 불교 신자들이 날마다 읊는 경전으로 지혜에 관한 부처의 가르침을 기록한 것이다. 우리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이다. 관세음보살이나 부처의 마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마음을 기록한 것이 바로 우리의 반야심경이다.
우리는 상자 속에 보관해두었던 옛 연애편지에 의해 구원을 받은 한 여자의 이야기에서 배울 것이 있다. 그러한 편지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읽을 때 우리는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다. 그 구원은 외부에서 온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나온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남을 사랑할 수 있다. 누구나 타인의 존재를 감사히 여길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것은 축복이다. 배우자를 만난 것,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 우리 인생의 행운이었음을 우리는 누구나 안다. 그런데 어찌 그 진실을 헛되이 날려버릴 것인가? 그 진실은 우리 마음속에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우리 마음의 반야심경을 읊어야 한다. 우리는 그 진실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느낄 때마다 우리는 그 사람이 나에게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감사히 여기게 되고, 마음속 깊이 간직한다.
그 사람의 존재를 진정으로 음미하기 위해서는 혼자 떨어져 있어야 한다. 늘 같이 있으면 그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고, 그의 아름다움과 선함을 충분히 음미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때로는 사나흘 정도 떨어져 있어보자. 시간을 내서 따로 떨어져 있으면 그의 존재에 대해 더 큰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함께 있을 때보다 그의 존재가 훨씬 더 확실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그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반야심경을 써서 잘 간직하고, 그 경전을 자주 읊어보자. 화에 마음을 빼앗겼을 때는 그것이 놀라운 힘을 발휘할 것이다. 그 경전을 꺼내 들고, 깊게 호흡하고, 그리고 읽는다. 그러면 이내 우리 자신에게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고, 고통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일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 일을 실천하기 위한 조건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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