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으로 건강을

“요즘 방송에 뭐가 좋다고 하던데 그걸 먹으면 몸에 좋을까요?” “뭘 먹어야 살이 잘 빠질까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차라리 덜 드시는 것이 좋다고 답을 준다.
불교에서  비어 있음을 진리이자 행복의 조건이라고 한다. 생명의 조화는 비움과 나눔으로부터 실현되므로 끊임없이 비워내야 한다는 것은 마음뿐 아니라 우리 몸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단식은 다양한 종교의 수행법 중 하나이기도 했으며, 히포크라테스 역시 “아플 때 먹는 것은 질병을 키우는 것이다”고 하였다.
최근 체중 감량을 위한 다이어트법으로 간헐적 단식이 세계적으로 유명했다. 공복시간만 길게 유지한다면 허용된 시간 안에는 얼마든지 먹고 싶은 것을 먹어도 된다는 다이어트법은 꽤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단식의 본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무작정 단식과 폭식을 반복한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 쉽다고 한다.
한의학적으로 절식이란, 음식을 조절하여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해독요법 중 하나다. 영양공급을 중지하여 비 생리적인 체액인 습담(濕痰)과 어혈(瘀血) 등 생리적 노폐물을 배설시킴으로써 자연치유력을 증강시키고 신체기능을 회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한다. 절식의 기간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설정하는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대개 3일~10일의 기간 동안 절식하게 된다.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는 기간 동안 발효한약의 형태로 최소한의 영양소를 공급하면서 몸의 해독작용을 촉진 시키는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식이섬유와 유산균 등을 함께 복용하여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한다.
절식을 하는 동안 우리 몸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고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소모되는 24시간 이후에는 포도당이 아닌 체지방을 연소하여 에너지를 만든 상태가 된다고 한다. 더불어 성장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신진대사와 지방의 산화가 증가한다고 한다.
절식요법의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음식을 서서히 줄여 절식에 몸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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