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인생

무거움을 이겨내면 가벼워지고 더 나아가 무거움 자체를 가벼움으로 만든다.
우리는 흔히 엄숙, 숭고, 존엄 같은 가치를 높게 여긴다. 철학도 그렇고 정치와 사회 또는 역사에서 가벼움의 가치를 천박한 것으로 여긴다 푼수를 떨며 잘 웃는 아줌마를 덜떨어진 사람으로 여기며 자신은 교양과 예절을 아는 세련된 사람으로 격상시키려 한다. 그러나 자유와 평등은 가벼움에서 나온다. 왜냐하면 자유와 평등은 중력에 압착되어 있는 바위 속 문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차별이 없는 분방함에서 자유와 평등이 나오고 그것은 우리의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실현된다. 철학자의 서고 속에서 실현되지는 않는다.
가벼워지면 자유로워진다. 나의 자유만큼 남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면 평등이 실현된다. 더 많이 가지려는 욕망, 또는 더 많이 독점하려는 권력욕을 조금이라도 내려놓으면 세상은 경쾌하고 밝다. 재화는 한정되어 있는데 그것을 차지하려는 욕망은 끝이 없다. 그 욕망이 어깨를 짓누르고 세상을 어둡고 무섭게 한다.
욕망에 집착하지 않는 삶은 웃음과 감동을 준다. 가벼우면 주위 사람들은 즐겁고 신명이 난다. 욕망을 비우는 만큼 다른 이들을 도우면 더 자유로워진다. 세상이 아름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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